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임박한 것으로 파악되면서 한미 군 당국이 대북정보 감시태세인 ‘워치콘’을 상향 조정했다. 10일 군 소식통에 따르면 한미연합사령부는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대비해 대북정보 감시태세인 워치콘을 3단계에서 2단계로 한 단계 높였다.
아울러 한미 군 당국은 정찰 위성과 유·무인 정찰기 등을 통해 동해 지역의 북한 미사일 동향을 집중 감시하며 ‘북 미사일 발사 대비 태스크포스’를 운영하고 있다.
앞서 우리 군 당국은 “북한이 이르면 10일이라도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우리 군은 북한이 무수단 미사일 뿐 아니라 스커드 미사일과 노동미사일도 동시다발적으로 발사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강원도 안변군 깃대령의 미사일 기지를 주시하고 있다.
또 북한이 하루가 아니라 며칠 동안 연속으로 미사일을 쏠 가능성도 있다고 판단, 북한의 움직임을 면밀히 관찰하고 있다. 북한은 지난 2006년과 2009년에도 대포동과 스커드, 노동미사일을 동시 다발적으로 발사한 적이 있다.
우리 군은 북한의 미사일을 탐지하기 위해 동해상에 이지스 구축함(7600톤급)인 서애유성룡함에 이어 같은 이지스함인 세종대왕함을 추가 배치했다. 공군은 탄도탄 조기경보레이더인 그린파인 레이더 2대를 가동하고 있다.
이에 앞서 북한 대남기구인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는 9일 성명에서 “남조선에 있는 모든 외국 기관과 기업들, 관광객을 포함한 외국인이 신변 안전을 위해 대피 및 소개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라며 “조선반도에서 전쟁 도화선에 불이 달리면 전면전으로 우리의 무자비한 보복성전이 될 것”이라고 협박했다.
북한의 잇단 위협에 정부는 단호하게 대처한다는 기조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멀쩡하게 잘 돌아가던 개성공단을 북한이 어제 조업을 잠정 중단시키겠다고 한 것은 매우 실망스럽다”며 “위기를 조성한 후 타협과 지원이라는 끝없는 악순환을 언제까지 반복해야 하겠느냐”고 말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 등 군사적 도발에 휘둘리지 않겠다는 것이다.
10일 발사가 이뤄지지 않으면 북한의 기념일이 몰려있는 이번 주가 될 가능성이 높다. 유력한 날짜로는 김정은이 노동당 제1비서로 추대된 지 1년 되는 11일이나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 오른 지 1년이 되는 13일이 점쳐진다. 김일성 생일인 15일도 발사 가능성이 있다.
북한의 연이은 위협은 위기감을 고조시켜 미국을 협상장으로 끌어낸 뒤 핵보유국 지위를 얻으려는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북한이 핵보유국 지위를 얻지 못하면 4차 핵실험을 비롯해 또 다른 도발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