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부동산대책의 영향으로 수혜지와 비(非)수혜지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중소형과 리모델링 단지가 많은 지역은 문의가 쇄도하며 기대감을 높이고 있는 반면 중대형과 재건축 등에는 오히려 악재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5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수직증축이 가능하게 된 단지들은 호가가 올라 매물이 나오는 반면 가격이 상대적으로 비싼 강남권 재건축 시장은 썰렁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리모델링 추진단지가 많은 분당신도시 서현동 B중개업소 관계자는 "급매물로 내놨는 집주인들이 가격을 다소 올리거나 거둬들이고 있다"며 "주로 소형 위주로 문의가 많다"고 전했다.
거래두절과 가격하락 이중고를 겪고 있는 일산신도시도 4.1대책 발표 이후 그동안 문을 닫았던 중개업소들이 속속 영업을 재개하고 있다. 일산 대화동 K공인 관계자는 "1년에 2~3건 밖에 거래를 못해 영업을 아예 접고 있었다"며 "이번 대책발표 이후에 휴대폰으로 착신해 놓은 전화가 너무 많아서 바로 영업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반면 고가의 재건축 아파트가 많은 강남은 한산한 분위기다. 9억원 이하 전용 85㎡ 이하로 규정돼 있는데다 발표시기가 너무 늦었다는 의견이 대부분이다. 개포동의 H공인 관계자는 "1~2월 기대감이 많이 반영돼 있었고 3월 들어서 분위기가 가라앉았다"며 "정책이 너무 늦은 감이 있고 9억원, 전용 85㎡ 이하로 규정해 오히려 강남에는 악재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중소형이 많은 지역과 그렇지 않은 지역의 희비도 엇갈리고 있다. 한동안 미분양에 허덕였던 남양주 별내지구와 고양 삼송지구가 대책의 수혜지다. 남양주 별내지구 B공인중개사는 "이번 4.1대책 발표 이후 기대감이 커져 평소보다 문의전화가 3배 이상 늘었다"고 말했다.
삼송지구에 위치한 삼송아이파크의 경우 대책 이후 미분양 물량을 가계약 하겠다는 문의가 잇따라 현재 가계약 건수가 30건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분양 관계자는 "법 시행일 이후 계약을 해야 양도세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일단 향과 층이 좋은 물건을 가계약하고 법안이 통과되면 바로정식 계약하겠다는 고객들이 많다"고 귀뜀했다.
반면 중대형의 아파트가 많은 용인의 분위기는 침울하다. 나오는 매물은 거의 중대형이기 때문에 거래는 더 안될 뿐만 아니라 소형에서 중대형으로 갈아타려는 수요자마저 사라졌다. 용인의 S공인중개사는 "나오는 매물들은 거의 중대형 아파트인데 여기에다 세제혜택을 전용 85㎡이하로 규제했으니 사겠다는 문의전화는커녕 가격을 더 내려서 내놔야 하는거 아니냐는 전화만 온다"고 토로했다.
대책 발표는 신규 분양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양도세 감면 혜택 여부를 놓고 분양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올 상반기 중 분양을 계획하고 있던 현대산업개발의 '별내2차 아이파크'는 이번 대책 시행시기에 맞춰 이달 말로 앞당길 예정이다.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대책 발표 이후 분양시기 문의전화가 2배가 늘었다"며 "정책 시행시기에 맞춰 분양을 앞당길 계획이다"고 말했다.
특히 보금자리주택을 대폭 축소키로 함으로써 보금자리지구 주변에 분양을 준비하고 있던 건설업체들은 기대감이 더 커지고 있다. 남양주 M공인중개사는 "그동안 남양주 진건지금 보금자리가 큰 걸림돌이 됐었지만 보금자리주택이 축소가 되는 만큼 민간 분양시장으로 수요가 많이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