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에서 ‘눈에는 눈’ 원칙의 동해보복(同害報復) 법률로, 10년 전 친구를 찔러 마비시킨 청년에게 동일한 신체마비형이 선고돼 논란이 일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현지 일간지인 사우디가제트 영문판의 보도에 따르면 알 아흐사에 살던 알리 알 카와히르는 10년 전인 14살 때 친구를 등 뒤에서 찔렀다. 친구는 척추를 다쳐 신체가 마비됐고 카와히르는 10년째 수감 중이다.
친구 측은 카와히르에게 100만리얄(한화 3억여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고, 지역 법원은 그에게 지급을 명하면서 만약 지급하지 못하면 하반신 마비형을 받을 것이라고 선고했다.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AI)는 “이러한 처벌은 국제법상 금지되는 ‘고문’에 해당한다”며 비판하고 나섰다. 앤 해리슨 AI 중동·북아프리카 지부 부국장은 “사우디에서 태형이 가끔 선고되긴 하지만 마비형이 집행될 수 있다는 것은 정말 놀랍다”며 “사우디 정부가 이런 끔찍한 형벌을 형법에서 삭제하고 국제법을 존중할 때”라고 말했다.
AI는 “사우디 법에는 태형이나 절단형뿐 아니라 안구·치아 적출형도 인정되고 있다”며 “어떠한 형태의 신체형도 국제법상 고문 금지에 어긋난다고 유엔 특별보고관도 지적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사우디에서는 2010년에도 마비형이 선고됐지만 집행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AI는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