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미터기에 표시가 안 된 할증요금이나 통행료에 대해 외국 관광객이 바가지요금으로 오해를 많이 합니다. 적은 액수지만 이에 대한 통역이 없으면 한국을 ‘바가지요금의 나라’로 오인할 것입니다.”
8년째 ‘언어·문화 NGO BBB 코리아’(회장 유장희)에서 일본어 통역 자원봉사로 언어재능 나눔을 전개하고 있는 김진대(54·사진)씨는 “한국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한 첫걸음은 언어장벽을 느끼지 않도록 하는 일이다”며 이 같이 말했다.
김씨의 일본어 통역은 주로 관광과 관련한 내용이 많다.
위치 안내, 쇼핑, 분실물 접수 등 비교적 간단한 통역이지만 그는 ‘관광 한국’을 만드는데 일조한다는 자부심으로 24시간 내내 휴대전화를 손에 쥐고 생활한다.
김씨는 “한번은 일본관광객이 늦은 시간에 전화를 한 적이 있는데, 택시기사가 미터기보다 2000원을 더 요구한다는 말을 듣고 혼잡통행료를 설명해 준 경험이 있다”면서 휴대전화를 항상 켜두는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일본인들은 한국에서 종종 발생하는 ‘바가지요금’에 대해 잘 알고 있고, 그 부분에 상당히 민감하게 반응하기에 통역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언어재능 나눔 전도사로 불리는 그가 처음 통역봉사에 나선 것은 2006년. BBB 코리아에서 봉사자를 모집한다는 신문 광고를 보고 지원하면서부터다. BBB 코리아는 2002 한·일 월드컵 이후 내·외국인의 언어 장벽을 해소하고자 만들어진 단체로 4000여명의 자원봉사자가 18개국 언어재능 나눔을 전개하고 있다. BBB의 언어봉사는 대표번호(1588-5644)를 통해 봉사자의 휴대전화로 연결되는 독특한 형식의 봉사 시스템으로 많은 외국관광객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있다.
김씨는 5년 동안 일본에서 살았지만 ‘통역봉사’라는 보람 있는 재능 기부는 금시초문이었다. 따로 시간을 많이 할애하지 않고, 일상에서 틈틈이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다는 것 역시 인상적이었다.
그는 “일본에서 언어 장벽을 경험했기에 한국을 방문하는 일본인에게 적어도 언어 장벽으로 고생하는 일은 없게 해주고 싶어 통역봉사를 시작하게 됐다”며 “어렵게 배운 언어를 좋은 취지로 사용할 수 있어서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김씨는 언어재능 나눔 외에도 2010년 NGO ‘한국위기관리재단’을 설립해 한국인이 해외 체류 시 발생할 수 있는 재난, 사고에 대한 경각심을 알리는 일을 하고 있다.
또 ‘국제옥수수재단’에서 기아로 굶주리는 아이들을 위해 식량을 지원하는 활동도 했다.
김씨는 남을 위해 도울 수 있다는 것이 이렇게 보람되고 행복한 일이라는 것을 예전 회사생활에서는 생각지도 못했다고 한다.
“언어재능 나눔에 많이 동참해주면 좋겠어요. 외국 관광객이 한국에 대한 좋은 추억을 갖는다면 자국에 돌아가서도 한국의 좋은 이미지를 전할 것입니다. 관광 한국 홍보대사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