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취임 이틀째인 26일에도 19개 정상급 인사와 사절단을 만나는 ‘취임 외교’행보를 이어갔다.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 6시까지 15~20분 단위로 쪼개 11차례의 일정을 소화해 내는 강행군이었다. 특히 박 대통령은 톰 도닐런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이끄는 미국 특사단을 접견해 ‘4강 외교’를 마무리했다.
전날 아소 다로 일본 부총리와 류옌둥 중국 국무위원, 이샤예프 러시아 극동개발장관 등을 만났던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미국 특사단을 맞이했다. 이번 만남에서는 북한의 3차 핵실험에 따른 안보위기 상황에 대한 공조대책과 한미동맹강화 방안 등이 논의됐다. 도닐런 보좌관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외교안보 정책을 총괄하는 최측근이다.
도닐런 보좌관은 접견에서 박 대통령에게 “북한의 도발행위에 대한 대응은 물론, 북한 비핵화를 포함한 대북정책 전반에 있어 한·미간 긴밀한 공조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북한의 핵무장은 결코 용인할 수 없으며, 북한의 도발에 대해 한미 공조를 바탕으로 국제사회가 단호히 대응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이어 도닐런 보좌관은 “가능한 빠른 시일내 박 대통령의 방미가 이뤄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고 박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과 조기에 만나 양국 협력 발전방안에 대해 긴밀히 협의하기를 기대한다”고 화답했다.
앞서 박 대통령은 이날 취임 외교 첫 일정으로 데이비드 존스턴 캐나다 총독과 정상 환담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박 대통령은 “스티븐 하퍼 총리가 북핵 문제에 꾸준히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하다”면서 “정전 60주년을 기념해 하퍼 총리의 방한 계획이 있다고 알고 있다. 방한하면 상호 관심사에 대해 말씀을 나누길 바란다”고 언급했다.
이어 박 대통령은 얀 엘리아슨 유엔 사무부총장과의 접견에서 “한국은 오늘날 선진국이 되기까지 국제사회의 도움을 받은 나라”라며 “그 과정에서 유엔으로부터도 한국이 도움을 받아 오늘날의 성취와 성과를 이뤘고 앞으로 기여를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앞으로 ODA(공적개발원조) 같은 것들을 해가며 한국이 경험했던 농촌개발계획이나 새마을 운동을 공유하면서 개발, 원조하는데 일조하겠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오후에는 후쿠다 야스오·모리 요시로 일본 전 총리, 쿠엔틴 브라이스 호주 총독 등과 접견을 이어갔다. 박 대통령은 후쿠다 전 통리 일행과의 만남에서 “청와대에 있을 때부터 인연이 있다. 인연을 소중하게 생각한다”며 취임식 참석에 사의를 표했다. 일행인 누카가 후쿠시로 한일의원연맹 일본측 회장에게는 “양국간 우호 증진을 위해 의원외교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그러기 위해 일한의원연맹이 활발히 활동해 주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의 자원외교 행보도 이어졌다. 아프가니스탄과 가봉,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투르크메니스탄, 쿠웨이드,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앙아시와와 아프리카, 중동 사절단과의 단체접견에서는 에너지 자원에 대한 협력 강화 방안이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이외에도 덴마크와 프랑스, 영국, 독일 사절단과 만남을 가졌으며 오후 6시 20분부터 시작되는 쿠엔틴 브라이스 호주 총독과의 정상급 회담을 끝으로 마무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