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에서는 쿡이 CEO에 올랐을 당시부터 비관적인 시각이 우세했다. 쿡의 리더십은 최근 출시한 아이폰5가 실망적이라는 평가까지 이어지면서 도마위에 올랐다.
나스닥에서 애플의 주가는 아이폰을 출시한 지난 9월 주당 700 달러가 넘는 사상 최고를 기록했으나 현재 520 달러선에 그치고 있다.
혁신을 성장의 발판으로 마련했던 애플에 쿡이 CEO에 오른 뒤로 혁신이 부재한다는 비관론이 커졌기 때문이다.
월가에서는 애플의 주가가 2013년에 1000 달러선에 달한다는 전망은 사라지고 주가 하락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애플이 최근 부진을 면치 못하는 것은 쿡의 리더십이 잡스와 크게 차이를 보이고 있기 때문으로 지적하고 있다.
특히 최근 핵심 인력이 이탈하는 등 시장에서는 쿡 주도의 애플에 대한 확신을 가지지 못한다는 평가가 힘을 얻고 있다.
데이비드 소보타 전 애플 총판매책임자는 지난 달 “쿡은 리더십이 부족하고 기술 이해가 서툴다”고 지적했다.
스콧 포스톨 애플 iOS 총괄담당 수석 부사장과 존 브로윗 리테일담당 수석 부사장의 사임은 업계에 큰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포스톨 수석 부사장은 쿡 CEO를 정점으로 디자인 담당 조너선 아이브 부사장과 마케팅 담당 필립 실러 부사장 등과 함께 이른바 ‘집단지도체제’의 한 축을 담당해 왔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잡스 이후 혁신 논란에 휩싸인 애플에서 인재 이탈이 본격화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까지 불거지고 있다.
쿡 CEO의 경영 전략이 잡스와 뚜렷하게 차이를 보이면서 시장에서 더이상 먹히지 않는다는 시각이 확산하고 있는 상황이다.
마크 안드레센 넷스케이프 창업자는 잡스가 경영전략을 세우는데 시장점유율에 연연하지 않는 것에 비해 쿡은 점유율을 핵심요소로 보고 있는다고 분석했다.
안드레센은 최근 “잡스는 새 제품 카테고리를 개발해 100% 시장점유율로 출시한 뒤 점유율이 하락하는 것에 신경쓰지 않고 판매하는 단순한 전략을 구사했다”고 설명했다.
애플이 출시한 맥 컴퓨터·아이팟·아이폰·아이패드는 100%의 점유율로 시장을 개척한 뒤 경쟁사들이 뛰어드는 구조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안드레센은 “쿡은 기존 아이패드 제품에 비해 이익률이 낮은 아이패드미니를 출시하는 등 점유율을 지켜내기 위해서는 낮은 이익률도 감수한다”면서 잡스와는 다른 방식이라고 강조했다.
안드레센은 쿡이 경영전략을 수정한 것에 대해 “제품의 점유율에서 밀리면 애플리케이션(앱) 시장에서 뒤쳐질 수 있다”면서 “결국 플랫폼 시장 경쟁이 가열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아이폰의 입지도 불확실해졌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시장조사업체 IDC는 지난 3분기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사용하는 스마트폰이 시장의 75%를 차지했다고 집계했다.
전문가들은 쿡 CEO가 자신만의 기업 문화를 확립하는 등 색깔을 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쿡은 최근 비즈니스인사이더와의 인터뷰에서 다양성과 투명성 등을 강조하면서 자신의 리더십 5가지를 강조했지만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됐다.
업계에서는 쿡이 절대적인 리더십 대신 ‘집단지도체제’를 구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이같은 변화가 ‘혁신의 부활’로 이어질지는 알 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