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너선 아이브 애플의 디자인 책임자의 부상에 IT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애플은 29일(현지시간) 전격적으로 경영진 개편을 단행하면서 아이브 수석부사장을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연결하는 핵심 역할을 맡겼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30일 ‘조너선 아이브의 시대가 도래했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아이브가 애플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으나 이번 인사로 가장 중요한 인물로 부상했다”고 평가했다.
유명 블로거인 존 그루버는 “아이브가 모든 제품의 디자인과 하드웨어, 소프트웨어를 관장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자매지인 올싱스디는 “경영진 개편은 아이브의 영향력 확대를 의미한다”며 “스티브 잡스만이 누려왔던 역할인 모든 애플 제품의 디자인 부문 관장이라는 직책을 갖게 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아이브 부사장의 거취는 올초 불분명했다.
영국 선데이타임스는 지난 2월 아이브 부사장이 애플과 연봉협상 과정에서 아들이 영국에서 학교를 다니게 하고 싶다는 이유로 영국에서 일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아이브 부사장은 그러나 지난 달 집을 구입하면서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설득하는데 성공했음을 추측했다.
미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아이브가 애플에 머무는 대신 이번에 나타난 애플 내 영향력 강화를 요구한 것으로 해석했다.
투자기관 파이퍼재프리의 진 문스터 애플 전문 애널리스트는 “이번 경영진 개편은 당분간 아이브가 회사를 떠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해 준 것”이라며 “이는 쿡 CEO와 아이브 부사장 등 애플 내 가장 중요한 경영진 2명이 당분간 회사를 경영하게 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그러나 현재 애플 제품은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간 통합이 완벽에 가깝게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일부 아이콘 디자인 변경 등을 제외하면 아이브 부사장이 추가로 할 역할이 그렇게 크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경제전문지 포춘은 스콧 포스톨의 경질 이유에 대해 포스톨과 아이브가 워낙 사이가 좋지 않아 두 사람이 함께 회의도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WSJ는 포스톨 부사장이 지도 서비스 오류에 대한 공식 사과문에 서명하는 것을 거부했기 때문으로 해석했다.
CNN머니는 이번 애플의 경영진 개편이 미국 동부해안을 강타한 허리케인 샌디에 버금가는 충격이라고 평가했다.
IT전문매체인 기가옴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포스톨의 경질이 애플 내 엔지니어들 사이에서는 충격인 동시에 승리로 받아들여지면서 일부 직원들은 축배를 들기도 했다고 전했다.
그는 직원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데다 그의 부서는 애플 내 가장 일을 많이 하는 사업부로 알려져 있으나 그와 함께 일하는 것이 힘들어 회사를 그만둔 직원들도 많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애플을 사퇴한 포스톨의 거취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포스톨이 지난 15년간 아이폰과 아이패드의 운영체제(OS)를 개발하는데 가장 핵심적인 위치에 있어 그가 경쟁사로 간다면 애플에는 재앙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포브스는 그가 애플의 경쟁사인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 삼성전자 아마존 페이스북의 구애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특히 그가 구글로 옮겨가는 것이 애플에게 최악의 시나리오가 될 것이라고 포브스는 전했다.
애플도 경쟁사가 그를 영입하는 것을 최대한 막기 위해 내년까지 쿡의 고문역으로 임명해 그를 묶어두려 한다고 포브스는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