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뿐만 아니다. 아길레라 공연 R석은 일본 부도칸에서 7만원이었지만 한국에서 17만 6000원이었다. 셀린 디온의 경우 프리미엄석과 R석은 일본 도쿄에서 13만원, 10만원이었으나 국내에서는 22만원, 18만원이다. 스콜피온스(일본 8만원, 한국 13만 5000원) 등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11월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내한 공연 시 VIP석 가격은 45만원으로 미국의 25만원, 중국의 30만원보다 훨씬 높은 가격이었다. 나인팩토리 대표 김형일씨는 콘서트 티켓 가격을 음반가격과 비교해 각국 공연 티켓가 현황을 분석한 바 있다. 영국 인기가수 미카(MIKA)의 공연은 한국 공연 티켓 평균가격(8만원)이 CD소매가(1만1천원)의 7.2배 수준으로, 미국(4.5배), 일본(3.7배), 홍콩(4.3배)에 비해 훨씬 높았다.
이처럼 클래식 공연, 발레공연에서부터 뮤지컬, 유명 팝스타 공연에 이르기까지 국내 공연 티켓 가격은 비싸기로 유명하다. 그래서 한국 관객은 봉인가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왜 이처럼 국내 공연 티켓가격이 비싼 것일까.
국내 기획사나 공연 주최사들이 무분별하게 공연 유치에 뛰어들어 과열 경쟁을 조성해 개런티를 턱없이 올린 것이 티켓가격 거품에 가장 큰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또한 국내 공연장과 관객시장의 한계로 인해 공연 가격을 낮출 수 있는 장기계약이나 다수 공연 계약을 하지 못하는 상황도 일본이나 미국보다 비싼 공연 티켓 가격이 책정되는 이유로 작용한다. 그리고 외국 팝스타 공연을 유치하는 상당수 국내 공연기획사나 제작사가 영세하고 체계적이지 못해 공연 부실이나 공연취소 사태가 적지 않게 발생해 외국 뮤지션 등이 위험부담을 감안해 높은 개런티를 부르는 것도 티켓 가격 거품을 부채질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각종 공연 티켓 가격 거품을 빼고 합리적인 티켓가를 책정하기 위해서는 공연기획사 간 과열 경쟁을 방지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공연기획·제작 전문인력등 인적 인프라를 구축해야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기업·개인의 후원과 공연, 예술단체의 체계적인 모금 등을 통해 공연 티켓가격을 낮춰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