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글로벌 경제를 둘러싼 먹구름이 가시지 않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7일(현지시간) 주요 20국의 경기동향을 종합한 타이거지수를 통해 세계의 경제 회복이 여전히 위험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경제는 연말 대선을 앞둔 불확실성까지 겹치면서 불안하고 '세계의 공장'이라던 중국은 경착륙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신흥시장 정도가 활력을 보이고 있다지만 유럽을 비롯해 일본 경제는 여전히 죽을 쑤고 있는 양상이다. 5회에 걸쳐 주요국 경제를 긴급 점검한다.]
① 돈 풀어도 안 먹히는 미국...재정절벽 공포까지
② 유럽, 해법 없는 재정위기...결국 유로겟돈 오나
③ 힘빠진 중국...커져가는 경착륙 공포
④ 리더십 없는 일본, 총체적 난국
⑤ 그래도 믿을 건 신흥시장
글로벌 경제를 둘러싼 먹구름이 짙어지고 있는 가운데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신흥시장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태국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을 비롯해 동남아 국가들은 선진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재정과 경제 펀더멘탈을 바탕으로 견실한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특히 강력한 내수가 동남아 경제를 이끌고 있다는 평가다.
필리핀 경제에서 내수가 차지하는 비율은 78%에 달한다.
인도네시아(56%) 태국(54%) 역시 내수 비중이 높은 편이다.
태국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이른바 팁스(TIPs) 3국 경제에 대한 관심은 증시를 통해서도 알 수 있다.
TIPs 증시는 올 들어 평균 20% 가까이 올랐다.
필리핀 증시의 PSE지수의 올해 상승폭은 31%에 달한다. 같은 기간 글로벌증시의 흐름을 반영하는 MSCI월드인덱스는 10% 올랐다.
동남아 경제에 대해서는 국제신용평가사들도 낙관론에 동참하고 있다.
올들어서만 필리핀을 비롯해 베트남 인도네시아의 신용등급과 전망이 일제히 상향됐다.
스탠다드앤푸어스(S&P)는 지난 6월 베트남의 국가 신용전망을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끌어 올렸다.
무디스는 지난 5월 필리핀의 신용전망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높였다.
S&P는 7월 필리핀에 대한 신용등급을 BB에서 BB+로 상향 조정했다.
인도네시아는 지난 1월 무디스가 신용등급을 Ba1에서 Baa3로 올렸다.
인도네시아에 대한 무디스의 등급 상향은 14년 만에 이뤄진 것이다.
인도네시아는 세계 4위 인구 대국으로 풍부한 천연자원을 바탕으로 높은 성장세를 보이며 ‘포스트 차이나’로 평가받고 있다.
로이터는 특히 인도네시아의 광산업과 제조업에 대한 글로벌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해외 자금의 유입이 가속화하고 있다고 최근 분석했다.
인도네시아 투자청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외국인직접투자(FDI)는 전년 대비 30.2% 급증한 56조1000억 루피아(약 6조5000억원)를 기록했다.
이는 분기 기준 사상 최대치다.
차티브 바스리 인도네시아 투자청 장관은 “올해 FDI 목표치인 206조8000억 루피아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인도네시아의 성장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홍수 피해로 침체를 겪었던 태국 경제는 강력한 내수를 기반으로 1년 만에 뚜렷한 회복세로 돌아섰다.
태국의 지난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전년 대비 4.2%를 기록했다. 예상치는 2.9%였다.
방콕타임스는 강한 내수와 FDI에 힘입어 올해 태국의 경제 성장률이 5.5%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태국 중앙은행이 지난해 11월에 이어 올초 금리를 인하하는 등 발 빠르게 대처한 것도 태국 경제를 강타한 홍수 피해를 최소화하며 경기회복을 이끌었다는 평가다.
필리핀은 지난 1분기 6.4%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동남아국가연합(ASEAN)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은 성장세를 과시했다.
2분기 성장률은 5.9%에 그치며 전분기 대비 하락했지만 전망치인 5.3%는 웃돌았다.
전문가들은 동남아가 글로벌 경제의 활력소 역할을 지속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세계은행은 8일 보고서를 통해 올해 일본과 인도를 제외한 동아시아 신흥국의 경제성장률을 7.2%로 제시했다. 이는 11년래 최저치지만 3%대에 머무는 전세계 성장률에 비하면 여전히 2배가 넘는 수준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