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의 전면 구제금융의 실시 여부가 불확실해지면서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국)이 다시 휘청이고 있다.
마리아노 라호이 총리는 2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국채 금리가 너무 높아 경제를 해치고 정부 채무 부담을 늘린다면 구제금융을 신청할 것”이라면서 “지금은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스페인의 10년물 금리는 이날 장중 32bp(1bp=0.01%) 오른 6.06%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10년물 금리가 7%선을 다시 넘어갈 경우 구제금융을 신청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스페인의 구제금융에 대한 불확실성은 유럽중앙은행(ECB)이 발표한 국채 무제한 매입 프로그램에 대한 회의감으로 이어지고 있다.
시장은 ECB의 국채 매입 계획이 공개된 직후 스페인이 전면적인 구제금융을 요청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ECB의 약발이 먹히지 않고 있다는 쪽으로 분위기가 흘러가고 있는 것이다.
스페인 정부는 27일 긴축 정책이 담긴 경제개혁안을 공개할 예정이지만 시장의 불안은 오히려 더욱 커졌다는 평가다.
스페인이 ECB·유럽연합(EU)·국제통화기금(IMF) 등 이른바 ‘트로이카’가 요구하는 지원 조건을 따르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국민들은 긴축 재정을 반대하며 이틀 연속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지방정부의 독립과 부도 가능성이 제기된 것도 스페인은 물론 유로존을 압박하고 있다.
카탈루냐 지방정부는 분리 독립을 위한 주민 의견을 묻기 위해 조기 총선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아르투르 마스 카탈루냐 주지사는 26일 의회 연설에서 “예산과 세제에 대한 자결권을 확대하기 위해 오는 11월25일 조기 총선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마스 주지사는 최근 라호이 총리에게 조세권과 재정 지출에 대한 권한 확대를 요구했으나 거절당했다.
야당인 사회당 대표 알프레도 페레스 루발카바는 “스페인은 라호이 총리의 통제를 벗어나고 있다”면서 “스페인에 균열이 발생하고 있고 가장 큰 우려는 사회 분열”이라고 말했다.
재정위기 사태의 시발점인 그리스 역시 상황은 좋지 않다.
그리스에서는 26일 공공부문과 민간부문 노총의 24시간 총파업이 이어지면서 경제활동이 멈췄다.
노총은 정부가 2013~2015년에 115억 유로를 줄인다는 긴축안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