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현지시간) 프레스데이를 시작으로 10월14일까지 개최되는 파리모터쇼는 유럽의 우울한 상황이 반영됐다. 자동차업체들이 크기는 작고 가격은 저렴한 차량 위주로 신차를 선보였다.
팔리지도 않을 고가의 제품을 내놓기보다는 소비자 눈높이에 맞췄다. 키워드를 꼽자면 ‘실용’인 셈이다. 모터쇼의 주제는 ‘미래는 현재다(LE FUTUR, MAINTENANT)’이다.
기아자동차는 7년 만에 전면변경한 7인승 카렌스(현지명 론도)를 공개했다. 카렌스는 소형 미니밴이다. 카니발·카스타와 함께 기아차의 ‘카3형제’로 불렸다. 이들은 외환위기를 극복한 기아차의 일등 공신이다.
이번 파리모터쇼에서 현대차보다 기아차에 시선이 쏠린다. 현대차는 지난 1월 프랑스에 판매법인을 설립했다. 기아차는 이전부터 프랑스에 진출하며 입지를 다져왔다. 프랑스 시장에서는 기아차가 형님이다.
기아차는 올 상반기 프랑스 시장에서 전년 동기 대비 25% 판매가 늘었다. 같은 기간 현대차는 12% 증가했다.
기아차가 신형 카렌스와 3도어 씨드로 프랑스 정부의 견제를 막아내며 높은 성장세를 유지할 지 주목된다. 씨드는 준중형급 차량으로 최근 국내에서 출시된 K3의 해치백 모델이다. 현대차는 파리모터쇼 i30 3도어 모델을 공개했다.
현대·기아차와 함께 유럽 시장에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지엠의 쉐보레도 소형 차량을 선보였다. 한국지엠은 파리모터쇼에서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쉐보레 트랙스를 출품했다.
트랙스는 지엠이 유럽 및 전세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신차다. 한국지엠이 디자인과 개발을 주도했다. 사실상 한국산 차로 보면된다.
이외에 쌍용차는 파리모터쇼에서 친환경 콘셉트카인 ‘e-XIV’를 공개했다. e-XIV는 소형 가솔린엔진을 통한 자가 충전으로 충전 인프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개발한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