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항공(JAL)이 19일(현지시간) 도쿄증권거래소 1부에 재상장한다. 일본 비금융 부문 최대 파산이라는 굴욕을 씻고 2년7개월 만에 일본 국내 항공업계 최대 시가총액 기업으로 부활하게 된다.
지난해에는 글로벌 항공업계에서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앞으로는 마진이 높은 비즈니스석을 얼마나 채우느냐가 성공의 열쇠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일본항공의 주식 공모가는 3790엔. 기업공개(IPO) 후 일본항공의 시가총액은 6873억엔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경쟁사인 전일본공수(ANA)의 6330억엔, 업계 3위인 스카이마크의 373억엔을 웃도는 규모다.
당초 공모가 희망 범위는 주당 3500~3790엔이었으나 주문이 몰리면서 희망 범위의 최고 수준에서 결정됐다고 일본항공은 밝힌 바 있다.
일본항공의 지분 96.5%를 갖고 있는 일본 기업재생지원기구(ETIC)는 IPO를 통해 일본항공에 투입한 3500억엔의 공적자금 전액을 회수한다.
바클레이스의 히메노 료타 수석 애널리스트는 일본항공의 주가에 대해 “1, 2개월은 안정적으로 추이할 것”이라며 “기관투자가들 사이에서는 공모가 3790엔이 저평가됐다는 견해가 우세하다”고 상승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T&C파이낸셜리서치의 다나카 가즈미 애널리스트는 “시초가는 3790엔을 웃돌 것”이라며 “주가는 단기적으로는 변동성이 심하겠으나 장기적으로는 꽤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일본항공이 올해 실적 전망을 보수적으로 잡은 데다 신규 취항 노선도 호조를 보여 실적에 기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일각에서는 미국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업체인 페이스북의 부진을 예로 들며 비관론도 적지 않다.
페이스북은 올해 최대 IPO로 기대를 모았으나 상장 후 주가가 계속 하락해 현재 주가는 공모가의 절반선에 턱걸이하고 있다.
지난 17일 페이스북 주식의 종가는 21.52달러였다. 공모가는 38달러였다.
전문가들은 향후 일본항공의 성공이 국제선 중에서도 수익성이 가장 높은 비즈니스석 고객을 얼마나 확보할 수 있느냐에 달렸다고 보고 있다.
일본항공은 지난 13일 국제선 ‘보잉 777-300 ER’기에 도입할 신상품을 발표했다. 퍼스트 클래스에서부터 비즈니스 클래스까지 4개 클래스를 모두 새단장한 것은 거의 10년 만이다.
경쟁사들은 이미 수 년 전에 새단장을 마쳤으나 일본항공은 경영난에 따른 혼란으로 뒤늦게 돈을 들였기 때문이다.
일본항공은 내년 1월부터 런던 노선에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고 뉴욕 노선 등에도 차례로 도입할 방침이다.
일본항공의 나오키 요시하루 사장은 재상장에 대해 “하나의 통과 절차로 생각하고 있다”며 “절대 들뜨지 않고 주주의 기대에 부응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일본항공은 19일 도쿄증권거래소에서 오후 2시부터 신규 상장 통지서 증정 행사를 갖고 타종과 기념 촬영 등을 실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