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학교나 교실에서 우정을 쌓으며 공부하던 절친한 선후배나 동료들이 건설사 CEO로 다시 만나 최고의 자리를 놓고 선의의 경쟁을 벌이고 있다. 때로는 같은꼴로, 때로는 다른 색깔로, 사석에선 응원하고 도움을 주는 동료이자 사업에선 반드시 싸워 이겨야하는 경쟁자로 다시 만난 것이다.
실제로 100대 건설사 CEO의 경우 건축과와 토목과 인맥이 거미줄 처럼 엮여있다. 현재 건설사 CEO들은 서울대 고려대 한양대 등 건축·토목 공학의 전통이 깊은 대학 출신 CEO가 압도적으로 많다.
윤대근 동부건설 부회장(67학번)과 강희용 LIG건설 사장(69학번)은 서울대 토목공학과 선후배 사이다. 정수현 현대건설 사장(69학번)은 서울대 건축공학과를 졸업했다.
또 박상진 한양 사장(69학번), 이근포 한화건설 사장(70학번) 등은 한양대 건축학과 1년 선후배 사이로 한양대 토목공학과 졸업한 이지송 LH 사장(59학번)의 동문 후배들이다.
서울대 공업교육학과 출신 CEO들도 다수 있다. 김기동 두산건설 부회장(70학번), 김현중 한화건설 부회장(70학번)은 동기 동창이며, 정재영 대우조선해양건설 사장 도 이 대학 출신이다.
서울대 공업교육학과는 공업교사 양성을 위해 지난 1962년 신설돼 지난 1978년 유사학과로 통합되기 전까지 건축·기계·용접판공·자동차·전기·전자·주조 등 7개 전공의 졸업생 886명을 배출했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공업교육학과 졸업생이 업계에 많이 진출한 것은 1970~1980년대 중동 건설붐의 영향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고등학교로는 경기고ㆍ경복고ㆍ경남고ㆍ서울고 등으로 서울 명문 고교출신이 많았다. 이필용 풍림건설 회장(34회·59년 2월), 박창규 롯데건설 사장(43회·68년 2월), 허명수 GS건설 사장(49회·74년 2월), 이해욱 대림건설 부회장(60회·85년 2월) 등이 경복고 출신이다. 34회 졸업생인 이필용 회장이 가장 선배이다. 박창규 사장과 허명수 사장의 6년 터울로 선후배 사이이고, 1985년에 졸업한 이해욱 부회장이 가장 막내다. 또 정동화 포스코건설 사장, 박종영 태영건설 사장은 경남고 동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