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골목상권 철수 본격화

입력 2012-03-22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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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각·업태변경…신세계·현대百은 "계속한다"

커피·빵·순대 등 이른바 ‘서민업종’과 관련된 대기업들의 사업 철수가 본격화되고 있다. 지난 1월 이명박 대통령의 비판으로 사업철수를 결정한 기업 대부분이 실행 계획을 구체화하고 있는 것이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외손녀 장선윤씨가 운영하는 블리스는 매각을 위해 복수의 제과업 관련 중소기업과 접촉하고 있다. 블리스는 롯데백화점내 11개 ‘포숑’ 매장을 운영 중이다. 롯데측은 “현재 복수의 인수후보자과 협상을 진행 중”이라며 “브랜드 라이센스 이양 문제 등으로 협상이 다소 지연되고 있지만 조만간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신라호텔은 지난 14일 이사회에서 베이커리 사업 철수를 위해 자회사의 사업을 분할을 결정했다. 커피·베이커리 사업인 ‘아티제’를 철수하기 위한 수순에 착수한 것이다. 호텔신라는 이에 따라 오는 4월 자회사인 보나비를 분할해 아티제 사업과 레스토랑 탑클라우드 사업을 나누기로 했다. 이후 아티제는 매각을 추진할 계획이다.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 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는 문제가 된 베이커리 ‘오젠’ 사업을 모두 철수했다. 현재 앙재동 현대차 사옥의 오젠 매장은 용역업체가 들어와 매장 사업을 하고 있고, 제주해비치호텔에 있던 오젠 역시 다른 매장이 들어섰다.

범 LG가 아워홈도 순대 사업과 청국장 사업을 중단키로 했다. 지난달 26일 홈플러스에 순대 납품을 중단했고 내달 1일까지 롯데마트 등 기타 납품처에 순대·청국장 납품을 중단 예정이다.

이밖에 LS그룹의 LS네트웍스는 자전거 소매 가맹점 사업을 중지하고 전국 14개 직영소매점을 도매업을 위한 전시장형태로 변경하는 작업을 진행중이다.

반면 신세계의 조선호텔베이커리와 현대백화점의 현대그린푸드는 논란 속에서도 오히려 사업재정비에 나서고 있다.

신세계는 이명희 회장의 딸 정유경 부사장의 진두지휘로 현재 조선호텔베이커리에서 ‘데이앤데이’와 ‘달로와요’, 레스토랑 ‘베키아에누보’ 등 총 6개의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최근 이마트에 있던 데이앤데이를 ‘밀크앤허니’라는 고급 브랜드로 리모델링 작업을 진행했다. 밀크앤허니가 기존 베이커리 외에 커피와 주스, 차 등을 판매하는 카페형 베이커리를 추구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골목상권을 빨아들일 것이라는 우려섞인 시선도 나오고 있다.

공정위는 이런 논란이 일자 지난달 이마트의 데이앤데이를 조사한 데 이어 최근 신세계백화점을 방문해 조선호텔베이커리에 대한 현장 조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백화점은 계열사인 현대그린푸드를 통해 베이커리 전문점 ‘베즐리’를 운영하고 있다. 베즐리는 현대백화점 내 입점해 영업을 해왔지만 지난 2009년 서울아산병원에 입점하는 등 대형 할인점·마트, 로드샵 등을 중심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대기업의 골목상권 진출은 소상공인의 삶의 터전을 침해함은 물론 사회 양극화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일회성 철수가 아니라 대기업 전반에 파급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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