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0대 건설사에서 자수성가한 여성 임원이 단 1명뿐 인 것으로 나타났다. 비건설사 출신을 합쳐도 여성 임원은 2명에 불과했다.
1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10대 건설사에 재직하고 있는 여성 임원은 SK건설 홍윤희(50) 상무(환경사업추진실장)와 GS건설 이경숙(43) 상무보(국내정유수행담당) 등 2명뿐이다.
홍윤희 상무는 SK케미칼 출신으로 2008년 말 건설사로 자리를 옮기면서 상무로 발령됐기 때문에 건설사 공채 출신은 아니다. 반면 이경숙 상무보는 1990년 건설사인 LG엔지니어링에 입사한 후 20년만인 2010년에 상무보가 됐다. 결국 건설사 공채출신으로 임원이 된 사례는 1건인 셈이다.
현재 여성 고위직은 현대산업개발에 부장 4명, 대우건설에 부장 3명,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포스코건설에 각 부장 1명, 현대건설에 부장대우 3명 등이 있다. 대림산업과 롯데건설, 두산건설 등에는 부장 이상의 고위직이 전혀 없는 상태다.
하지만 중견 건설사 중에서는 고위직이 여럿이 있다. 업계의 유일한 여사장인 울트라건설 강현정(39) 대표를 빼 놓을 수 없다. 창업주 강석환 회장의 둘째 딸로서 2003년 강 회장 별세 후 기획조정실장으로 회사에 합류했다. 어머니 박경자 회장을 보좌하면서 부사장을 거쳐 사장 자리에 올랐다.
서희건설 이봉관 회장의 큰딸과 둘째딸도 건설업계에서 근무한다. 큰딸 이은희(38)씨와 둘째딸 이성희(36)씨는 각각 통합구매본부장(상무)과 재무본부 이사직을 수행하고 있다.
IS동서 권혁운 회장의 맏딸 권지혜(36)씨는 계열사인 비데제조업체 삼홍테크의 대표이사를 거쳐 현재 IS동서의 마케팅실장으로 근무 중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30대 여성 임원이라는 점이다.
한편 임원은 남녀를 따지지 않아도 오르기 힘든 자리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최근 발표한 ‘2011년 승진·승급 관리 실태조사’에 따르면 대기업에서 대졸 사원이 입사 후 임원 승진까지 23.6년이 걸렸고 그 확률은 0.6% 정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