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에서 28일(현지시간) 역사적인 선거가 시작됐으나 유권자들은 갈팡질팡하고 있다.
이번 선거는 호스니 무바라크 독재 정권의 붕괴 이후 9개월간 지속된 혼란이 막을 내릴지 관심이 모아져 국민의 기대를 모은 한편 복잡한 투표 절차에 혼란해하는 유권자들도 보인다.
국민 대다수는 총선이 30년간 무바라크 정권의 독재 이후 민주주의 시대가 도래하는 이정표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알렉산드리아 시민 유수프(25)는 “이집트의 미래를 위해 투표를 할 것”이라며 “이집트에서 첫 자유선거가 공정하게 치러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유권자 중 투표 장소를 모르고 누구를 찍어야 할지 고민하는 부동층도 많았다.
6000명 이상의 후보가 의원직을 놓고 경쟁하고 있고 무려 50개를 넘는 정당들이 이번 선거에 참여했기 때문이다.
카이로 이발사인 무스타파 아티야 알리(50)는 “누구에게 투표할지 모르겠고, 후보도 아무도 모른다”며 “친구들과 모여 누구에게 투표해야 할지를 정해야겠다”고 전했다.
투표 절차도 상당히 복잡하다. 498석을 뽑는 이번 하원 선거는 3단계에 걸쳐 진행되고 내년 1월 마무리된다.
상원에 해당하는 슈라위원회 위원 180석을 선출하는 상원 선거도 3단계로 진행, 내년 3월 끝을 맺는다.
총선을 통해 선출된 의원은 1년 안에 이집트 미래의 향방을 결정할 새 헌법 초안을 만들게 된다.
과도정부를 이끄는 군 최고위원회(SCAF)에 의해 신임 총리로 임명된 카말 간주리는 이번 선거에서 다수를 차지하는 세력이 새 정부를 구성할 것이라고 전했다.
총선이 처음 시작된 이날 수도 카이로와 제2도시 알렉산드리아 등 9개 주에서 투표가 시행됐다.
유권자 약 1950만명이 3800여개 투표소에서 한 표를 행사했고 이는 순조롭게 진행됐다고 이집트 현지 매체가 전했다.
무장한 군인이 경비한 카이로 투표소에서는 유권자들이 긴 줄을 이루며 순서를 기다렸다.
선거관리위원회는 예상보다 투표 참여 열기가 높아 오후 7시에 끝내려던 투표 마감 시간을 2시간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투표소에서의 폭력 사태 발생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공정한 선거를 약속한 탄타위 사령관은 27일 밤 수천개의 투표소에 군과 경찰을 배치했다.
탄타위 사령관은 외국 세력에 대해 반발을 나타내기도 했다.
그는 “이집트는 현재 정치·경제·사회적 성공의 갈림길에 섰다”며 “외세는 이집트에 개입하지 말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