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어고, 일반고, 자율형사립고 등 주요 고등학교의 2012학년도 입학 전형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지난 10일 마이스터고 원서접수를 시작으로 다음 달 21일부터 자율고와 외고 등 전기고와 후기 일반고 모집이 본격화한다.
최근 고교의 다양화로 고교 입시가 대학 입시 못지않게 복잡하고 다양해졌다. 또 입학사정관 전형 등이 확대되면서 고교 선택이 대입과 진로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쳐 중3 학생들의 진학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비상교육이 운영하는 수박씨닷컴의 도움을 받아 현재 중3 자녀를 둔 학부모들의 최대 관심사인 고교입시에 대해 정리해봤다.
◇올해 고교 입시 특징에 유의해야=올해 고교입시는 지난해에 비해 크게 달라지는 점은 없다. 하지만 고교 입시 자체가 복잡하고 전문화돼 있어 전형의 특징이나 지원 자격, 일정 등을 파악해 두는 것이 중요하다.
수박씨닷컴 초중등학습전략과 이선화 수석연구원은 “명문대 입학을 위한 특목고·자율고 입시 과열 현상을 막고 고교별로 설립 목적에 합당한 전문 인재를 양성하도록 고교 다양화 정책이 확산되고 있다”며 “자신의 진로에 합당한 고교인지 판단하기 위해서는 고교별 특징을 먼저 알아야 한다. 고교별 특징을 자세히 살펴보고 자신의 진로와 적성, 학업 수준 등을 고려해 올바르게 고교를 선택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올해 입시는 지난해 방식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마이스터고가 새로 생기고 자사고가 대폭 개편된 2010학년도에는 고교 입시가 크게 달라졌다. 특히 후기 일반고 입시에서 고교 선택제가 서울 전체지역으로 확대됐으며 외국어고 지역제한제도 실시됐다. 지난해에도 선발권을 가진 외고, 국제고, 과학고, 자사고에서 자기주도학습 전형이 도입되고 자사고가 확대되는 등 변화가 있었다.
지난해까지와는 달리 올해 고입 전형은 전국적으로 선발 일정도 통일됐다. 다만 자사고나 특목고 입시에서 사회적 배려 대상자가 일부 조정돼 다자녀 가정의 학생은 출생 순서와 관계없이 1명에게만 지원 자격을 부여하기로 했다.
원칙적으로 서울 소재 고교는 서울에 사는 학생만 지원할 수 있다. 하지만 특목고나 특성화고 중 일부는 해당계열이 없는 다른 광역단체 거주 학생들도 지원할 수 있으며 자사고인 하나고, 마이스터고 등은 전국단위 선발을 한다.
서울 거주 학생들도 한국외대부속용인외고, 천안 북일고, 울산 현대청운고 등 지방 자사고나 공주한일고 등 지방 농산어촌고 등 전국 단위로 지원할 수 있는 학교들이 많다. 따라서 학생의 성향이나 진로를 고려해 전국 단위로 선발하는 고교에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고교 입시의 전형은 선발 시기에 따라 전기와 후기로 나뉜다. 전국적으로 전기고는 특성화고, 특목고, 자사고 등이며 후기고는 자율형 공립고와 일반고가 있다.
마이스터고 지원자와 같은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전기 고등학교에 선발된 학생은 후기 고등학교 전형에 응시할 수 없다. 지역 내 고교의 이중지원은 물론 타 시도 고교와의 이중지원도 금지된다. 과학 영재학교는 전·후기 전형 이외의 별도 방법으로 선발한다.
하지만 마이스터고에 지원해 불합격이 확정된 경우 전기고 중 특성화고에 한해 지원할 수 있고 마이스터고와 특성화고 특별전형에 지원해 불합격했으면 이들 학교의 일반전형에 지원할 수는 있다. 마이스터고에 지원했다가 불합격해도 특목고나 자사고 등 다른 전기고에는 지원할 수 없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수월성 교고는 평준화의 틀을 유지하면서 특정 영역에 잠재력이 뛰어난 학생을 별도로 선발해 잠재성 및 소질을 극대화하는 교육을 하기 위해 시작한 것으로 외고, 국제고, 과고, 자사고 등 자기주도학습 전형으로 선발하는 학교를 말한다. 사교육을 억제하기 위해 각 학교 설립 목적에 맞는 특정 내신만을 반영하고 간단한 서류와 면접으로 선발을 단순화한 것이다.
새로운 입시 전형으로 외고는 경쟁률이 처음으로 하락하는 등 가장 큰 타격을 받았다. 다른 수월성 고교 역시 소폭으로 하락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올해 입시를 준비하는 많은 학생들은 이전과 달리 외고, 국제고 등의 수월성 고교가 과연 경쟁력이 있을지 의문을 가질 수 있다.
수월성 고교 중에는 현재 자사고가 전국적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올해 고교 1학년 학생을 포함한 고교생 대상 전국학력평가에서 일부 자사고 재학생의 성적이 최상위권 특목고 수준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해 서울 일부 자사고에서 무더기 미달사태가 발생한데다 등록금도 일반고의 2~3배에 달할 만큼 비싸 무턱대고 지원할 수만은 없다.
자사고는 1단계 국어, 영어, 수학 3개 교과나 사회, 과학 포함 5개 교과 혹은 전 과목을 반영하는 학교 내신 및 출결 등으로 모집인원의 1.5배수를 선발하고 2단계에서는 학교 내신 이외 면접을 실시해 합격자를 뽑는다.
전국단위 학교는 재단 전입금이 10% 이상으로 추첨식이 아니라 학교에 선발권이 있다. 외고 못지않게 학교 내신 성적에 대한 중요도가 굉장히 높고 대부분 1단계에서 내신 위주 평가를 통해 2, 3배수를 뽑은 후 개별면접을 실시한다.
지역단위 자사고의 경우 추첨형과 선발형이 섞여 있는데 서울 광주 전북의 31개 자사고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내신 상위 50%(서울) 또는 30%(광주 전북) 이상의 학생이 지원 자격을 갖고 이 가운데 추첨을 한다. 나머지 지역에서는 올해 처음으로 추첨이 전면 폐지되고 학교 내신 성적과 서류면접을 통한 자기주도학습 전형으로 변경된다.
자기주도학습 전형으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학교는 외고다. 외고는 영어 내신만을 반영했고 그 외 서류와 면접에서 변별력을 가질 수 없었던 구조여서 영어 내신이 탁월하지 않은 많은 우수한 학생들이 지원을 포기했다. 주요 과목에서 우수한 능력을 보이고 다방면에서 탁월한 실력을 검증받은 소위 말하는 스펙이 우수한 학생들이라도 영어 내신이 평균 1.5등급(경기권 1.6등급) 이내가 되지 않으면 지원하지 못해 가장 크게 경쟁률이 하락했다.
2012학년도부터 학급당 정원이 줄어 전체 모집인원이 6% 정도 줄어든다. 또 사회적 배려대상자 모집인원이 전년도 10%에서 15%로 늘어 일반전형 모집인원은 11.3% 감소했다. 학생 선발은 입학사정관에 의한 자기주도학습 전형으로 실시한다. 전형방법은 전년과 마찬가지로 1단계에서 2, 3학년 영어 내신 성적(160)과 출결(감점)로 모집인원의 1.5배수를 선발하고 2단계에서 1단계 성적과 면접으로 최종 합격자를 선발한다.
면접은 학교생활기록부, 학습계획서, 추천서를 바탕으로 이뤄지며 인증시험, 경시대회, 지필고사 형태의 구술·면접 등 사교육 유발 요소는 반영할 수 없다. 면접 시 지원자가 학교생활기록부 출력이 금지된 항목을 언급하는 경우 감점으로 처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