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월 KTX-산천 열차의 운행이 시작된 이후 현재까지 발생한 57건의 고장 가운데 55건이 제작결함으로 인해 발생했다. 더욱이 제작사인 현대로템이 6개 항목의 고장원인은 밝혀내지도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레일은 지금까지 발생한 KTX의 고장·장애를 줄이기 위해 내부 및 외부적인 안전대책을 마련했다고 19일 밝혔다. 내부 원인으로 코레일 직원의 기술력 부족이 가장 크다고 파악, 이를 해결하기 위해 나섰다. 외부적 요인은 차량제작 결함과 선로시공 불량, 부품불량 등이라고 판단, 개선책을 준비했다.
우선 내부요인 개선책으로 철도운영 기술력을 높이기 위해 ‘기술아카데미’를 신설, 고속차량분야 핵심 정비요원을 현재 76명에서 내년에 110명, 2015년까지 170명으로 매년 늘려 나가기로 했다. 고속차량 교관요원 30명도 별도로 양성해 전문교수진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설계능력과 기술수준이 탁월한 핵심엔지니어를 현재 25명에서 2015년까지 50명으로 확충키로 했다. 올해는 해외 고급차량기술자 3명과 국내 철도차량 소프트웨어 전문가 3명 등 모두 6명을 채용할 예정이다. 특히 외부 산학연 고속차량 전문가 풀 100명을 구성한다.
KTX 차량 대책도 마련했다. KTX 차량 보수품의 80% 이상이 외국산이다. 외국의 단일업체나 중개상을 통해 공급되는 기존 공급방식에서 벗어나 외자품 직구매 체계로 변경할 예정이다. 구매라인 다변화와 다년간 총액계약도 추진한다.
KTX-산천 도입시 법적기준인 4만㎞를 넘어서는 6만9000㎞의 시운전을 시행했으나 앞으로 신규개발 고속차량은 20만㎞의 시운전을 시행키로 했다. 오는 10월1일부터 ‘안전성 검증제도’를 도입키로 했다.
외부 안전대책으로 제작사인 현대로템에 설계 재검증을 요구했다. 이번 KTX-산천열차의 고장 대부분은 현대로템의 제작결함 때문이다. 제작결함이 KTX 고장의 주원인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현대로템이 액셀러레이터를 밟는데 브레이크가 자동으로 잡히는 ‘견인 중 제동체결’ 등 6개 항목의 고장원인을 정확히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충전기 배선 과열과 객차 인버터 차단 등 4개 항목은 운행초기엔 없었지만 새로 발생한 고장이다.
코레일은 KTX-산천 열차 관련, 136건의 하자조치를 요구했고 이 가운데 77건은 조치가 완료됐으며 나머지 59건은 근본원인을 찾지 못하거나 개선 중이다. 연말에 도입 예정인 5편성(50량)은 완벽한 개선이 이뤄진 뒤 인수할 방침이다.
코레일은 전라선 KTX운행(1일 5왕복 10회 운행)과 안전운행을 위한 주요 부품교체를 위해 열차운행시각을 변경 시행키로 했다. 즉 현재 주중 164회, 주말 202회 운행에서 주중 161회, 주말 192회로 감축 운행할 계획이다.
허준영 코레일 사장은 “국민의 안전은 무엇보다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돼야 할 사항”이라며 “현재까지 드러난 문제점을 적극적으로 보완해 KTX열차 안전운행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