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시장의 장기 불황 탓에 건설사들의 부도 위험이 크게 높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2008년 이후 중견건설사의 위험노출자산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어서다.
한신정평가는 30일 ‘워크아웃기업 사례분석을 통한 중견건설기업 스트레스테스트’보고서를 통해 대기업이 아니면서 투자등급을 유지하는 중견 건설사 6곳이 부실 위험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위험노출자산이란 회수가 안 될 수 있는 매출채권이나 대여금, 미수금, 선급금 등을 말한다.
이 보고서는 중견건설기업 6개사의 위험노출자산은 2006년 1조439억원, 2007년 1조891억원 수준이었으나 2008년 부터 빠르게 늘어났다. 2008년 말 1조5453억원에서 2009년말 2조339억원으로 전년대비 31.6% 증가했다. 2010년 말에는 2조6339억원으로 전년대비 무려 29.5% 급증했다. 2008년 기준으로는 작년 말 70.4%나 늘어난 규모다.
반면 분석대상 중견건설사와 비슷한 사업구조를 가진 워크아웃 건설기업 6개사의 위험노출자산은 작년 말 2조9302억원으로 1년 전(3조4428억원)보다 14.9% 줄었다. 이들 워크아웃기업의 위험노출자산은 2006년 1조9595억원에서 2007년 2조7222억원, 2008년 3조3534억원으로 늘었으나 2009년에는 3조4429억원으로 횡보했고 작년에는 급감했다.
워크아웃기업의 위험노출자산에는 2006∼2010년에 평균 34.2%의 손실률을 적용했다. 중견 건설사들은 위험자산의 13.5% 정도만 손실로 계산했다. 중견건설사들이 4181억원의 추가 손실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그러면 부도위험이 늘어난다. 자기자본이 줄어 평균 부채비율이 작년 말 214.1%에서 286.2%로 올라가기 때문이다. 이 부채비율은 리먼 사태가 발생했던 2008년 당시 워크아웃기업들이 기록했던 부채비율인 303.5%와 비슷하다. 자기자본대비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의 비율도 132.8%에서 177.5%로 상승했다.
중견 건설업체들은 민간부문 매출을 줄였다. 공공부문 매출보다 위험하다는 판단에서다. 2008년 2조812억원에서 2009년 2조3045억원, 2010년 1조9991억원으로 매년 줄었다.
그런데도 위험노출 자산이 늘어난 이유는 주택경기 침체 등으로 민간사업 관련 자산의 회수가 지연됐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한신정평가는 이에 앞서 ‘최근 세계 금융시장 불안과 주요 산업별 모니터링 수준’ 보고서를 통해 건설 분야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가장 큰 타격을 입는 분야 중 하나라고 지적한 바 있다.
신용평가사의 한 애널리스트는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지 않으면 거의 모든 건설사가 부실 위기에서 벗어나지 못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