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TV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일본은 지난 24일부터 완전 디지털 방송으로 전환했다.
디지털 방송의 전면 이행이 엔화 강세로 고전하는 TV 업계의 가격 경쟁을 부추겨 채산성을 악화시킬 것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일본은 24일 낮 12시를 기점으로 아날로그 방송을 끝내고 디지털 방송으로 완전히 전환했다. 1953년 아날로그 방송을 개시한 지 58년만이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지난 2006년 디지털 방송으로 이행했지만 아시아에서는 일본이 처음이다.
일본의 디지털 방송은 지난 2003년 12월 도쿄·오사카·나고야 등 3대 도시권을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확대, 24일부터는 동일본 대지진으로 피해를 입은 미야기·이와테·후쿠시마 3현을 제외하고 전 지역이 디지털 방송으로 이행됐다.
디지털 방송은 화질이 아날로그의 5배로, 쌍방향 데이터 통신을 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지만 LCD TV 등 대응 TV가 없으면 시청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일본 정부는 에코포인트제도를 통해 TV 교체를 촉진, 올 초부터 디지털 TV와의 컨버터 수요가 폭발해 관련 제품은 품귀현상을 빚었다.
문제는 컨버터 수요 거품이 빠진 후의 한파다.
이는 기존부터 가격 경쟁과 엔화 강세로 채산성이 악화하고 있는 TV 업계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통신은 지적했다.
일본 기업들은 치열한 가격 경쟁과 엔화 강세로 TV 사업의 채산이 악화하면서 힘겨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소니는 2010 회계연도(2010년 4월~2011년 3월)까지 7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파나소닉도 2008년도부터 2010년도까지 3년 연속 적자신세를 면치 못했다.
지난해 3년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한 샤프도 올해 LCD TV 판매는 6800억엔으로, 전년보다 15% 감소할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BCN의 미치코시 이치로 애널리스트는 “일본 국내 시장이 축소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합종연횡이 필요하다”면서 “일본 업계는 샤프를 중심으로 뭉치거나 일정 수준을 유지하면서 사업을 계속하려면 해외로 눈을 돌리는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시장조사업체인 GfK재팬의 조사 결과, 지난 17일까지 3주간 LCD TV 판매 대수는 전년 동기의 2.5배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26인치 이하의 소형 모델 비중은 45%, 여기에 32인치형을 더하면 80%였다.
다이와증권 캐피털마켓의 시라이시 고키 애널리스트는 “25일 이후 TV 판매는 둔화할 것”이라며 “지상파 디지털화 정책으로 소비자들은 강제적으로 TV를 교체했지만 앞으로는 구입 동기가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BCN의 미치코시 애널리스트는 “지상파 디지털 이행에 따른 교체 수요는 9월이면 거의 끝난다”고 내다봤다.
미국 시장조사업체인 디스플레이서치는 지난해 일본에서의 LCD TV 판매액은 전년 대비 63% 증가한 132억3667만달러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7월 지상파 디지털 이행 후 수요 급감으로 올해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45%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은 38억8251만달러로 47% 줄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