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5년 LG생활건강 CEO 취임 후 그가 보여준 M&A 행보는 거침없다. 그는 지난 2007년 코카콜라 음료를 사들여 1년만에 흑자 기업으로 변모시켰고 2010년에는 더페이스샵을 인수해 화장품 로드샵 브랜드 업계를 강타했으며 올 초에는 음료 사업부문까지 손을 뻗으며 해태음료를 인수했다.
차 사장은 M&A 작업이 진행될 때마다 몇날 며칠을 꼬박 새며 서류 하나하나를 꼼꼼히 챙기는 등 자신이 직접 앞장서 실무를 처리하고 있다. 코카콜라음료ㆍ더페이스샵을 인수 할 당시에도 두 회사 모두 전담부서를 별도로 만들지 않고 직접 M&A 시장으로 뛰어들어 성과를 이뤄냈다는 후문이다.
그의 이같은 성과로 인해 LG생활건강은 현재 ‘트리플 사업부’의 면모를 갖추게 됐다. 코카콜라 음료를 사들이면서 음료 사업부가 새롭게 추가된 데다 더페이스샵의 인수로 화장품 사업부가 대폭 확대됐기 때문이다.
차 사장은 “바다에서도 한류와 난류가 교차하는 곳에 좋은 어장이 형성되듯 서로 다른 사업 간의 교차지점에서 새로운 사업기회가 창출될 것”이라며 “기존 생활용품과 화장품 사업 사이에는 교차점이 한 개 뿐이지만 음료 사업의 추가로 교차점이 세 개로 늘어나면서 회사 전체에 활력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차 사장은 자체 브랜드 사업 확대에도 큰 공을 세웠다. 프리미엄 화장품 브랜드 오휘가 지난해 매출 2600억원을 기록하며 확고하게 자리를 잡은 것을 비롯해 2007년 출시한 숨37도는 ‘발효화장품’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면서 지난해 1000억 매출 대열에 합류했다. 인태반 재조합 성분 화장품 ‘이자녹스 테르비나’, 차바이오앤과 제휴해 만든 줄기세포 화장품 ‘오휘 더 퍼스트’ 등 신제품의 반응도 뜨겁다. 엘라스틴, 샤프란 등이 버티고 있는 생활용품 부문도 역시 업계 최초로 매출 1조원을 달성했다
생활용품 사업 역시 브랜드 통폐합을 통한 프리미엄 브랜드들의 선전과 신사업의 성공을 바탕으로 1조 888억원의 매출을 달성하며 사상 최고실적을 거뒀다. 음료사업은 탄산과 비탄산 주력 브랜드들의 안정적인 성장과 신규 브랜드들의 성공적인 출시에 힘입어 6045억원의 매출고를 올리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LG생활건강은 현재 생활용품, 화장품, 음료 사업부문 등이 갖고 있는 장단점을 적극 활용해 전략적으로 사업을 펼쳐나가고 있다. 일례로 여름이 비수기인 화장품사업과 여름이 성수기인 음료사업이 서로의 계절 리스크를 상쇄함으로써 보다 안정적인 사업구조를 확보하게 된 것이다. LG생활건강의 2010년말 기준 생활용품, 화장품, 음료의 매출 비율은 1:1:0.7 정도 수준이지만 차 사장은 중장기적으로 각 사업이 1:1:1이 될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차 사장 취임 이후 LG생활건강의 실적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매출액은 2005년 3분기 이후 23분기 연속(약 3배), 영업이익은 2005년 1분기이후 25분기 연속(약 5배) 성장했으며 주가는 15배 이상이나 뛰어 올랐다.
이에 따라 지난해 LG생활건강의 매출액은 2조8265억원, 영업이익은 3468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27.5%, 52.0% 증가했고, 올 1분기 매출은 8296억원, 영업이익은 1105억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23.6%, 18.8% 상승했다.
LG생활건강의 이같은 실적 호조는 생활용품(13.6%)과 화장품(20.9%), 음료(26.9%) 등 전 사업부문 영업이익이 고르게 성장한 데 따른 것이다. 특히 해외 화장품 사업은 중국법인이 지난해까지 구조조정을 마무리하고 본격적으로 사업을 전개함에 따라 영업이익이 364.2%나 늘었다.
올해 초 인수를 완료한 해태음료는 효율적인 사업 전개를 위한 구조조정을 마무리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2분기부터 코카콜라의 신규 브랜드 확장하고 수익성이 높은 냉장주스 유통과 물류 효율화 등을 통해 본격적인 사업을 전개함으로써 이전 6년간의 적자를 벗어나 흑자 전환할 것”이라고 말했다.
차 사장은 LG생활건강의 경영에 있어 최종 소비자와 접점을 갖는 마케팅을 가장 중시한다. 그는 “마케팅이란 차별화되고(Different) 더 좋은(Better)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고객과 특별한(Special) 관계를 맺어가는 것”이라고 말하며 그 핵심 요소는 ‘창의력’이라고 강조한다. 기업의 성공을 위해서는 직원들의 창의력이 가장 중요한 요소라는 뜻이다.
차 사장은 직원들의 창의력을 키우기 위해 직원들 만족도를 높이는 직장문화를 만들기에도 힘쓰고 있다. 이에 일환으로 근무시간을 탄력적으로 고를 수 있는 ‘유연근무제’를 도입해 직원 생산성을 높인 게 대표적인 사례다. 2, 3차로 이어지는 직원들 간 술자리보다 문화체험, 자기계발 시간을 강조하는 것도 차 사장 특유의 생산성 향상 기법이라고 할 수 있다.
차 사장은 올해도 긴장를 늦추지 않을 계획이다. 생활용품, 화장품, 음료라는 제품 중심적 사고에서 벗어나 고객의 삶을 건강하고(Healthy), 아름답고(Beautiful), 활기차게(Refreshing) 만들어준다는 관점에서 제품 포트폴리오를 강화시킬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