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구조 재편 위해 하이닉스 인수 초강수…
승부사 강덕수 STX그룹 회장이 신규 사업을 통해 사업 포트폴리오 재구축 의지를 다졌다.
자신이 평생 몸 담았던 쌍용중공업(현 STX엔진)을 사재를 털어 인수해 STX의 첫 발을 내딛은지 10년 만에 재계 14위의 대그룹을 키워낸 강덕수 회장.
대동조선(STX조선해양)과 야커야즈(현 STX유럽), 범양상선(STX팬오션)을 차례로 인수해 덩치를 키운 강 회장은 또 다시 승부수를 던졌다.
하이닉스 인수가 그것이다.
강 회장은 지난 10일부터 11일 이틀간 문경 STX리조트에서 열린 ‘2011 상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 “신규 사업을 통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구축하겠다”는 뜻을 강조했다.
강 회장은 200여명의 그룹, 계열사 임원들이 참여한 가운데 열린 상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 5대 중점 과제를 밝혔다.
중점 과제는 신규사업을 통한 사업 포트폴리오 재구축과 동반성장 확대와 윤리경영 실천, 제조업 역량 강화 및 시너지 극대화, 자원개발사업 확대 및 해외 신시장 집중 개척, 시스템 경영 확립과 핵심인재 육성 등이다.
특히 최근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한 하이닉스와 관련해서 “우리가 가진 역량 안에서 합리적인 가격이면 충분히 인수해 볼 만한 기업”이라는 뜻을 피력했다.
하이닉스 인수라는 초강수를 던진 강 회장은 대규모 계약을 성사시키기 위해 ‘기회의 땅’ 이라크로 향했다.
STX 고위 관계자는 “당초 일정보다 늦어진 것은 이란 대표단이 이라크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라며 “강덕수 회장이 이번주 초에 이라크를 방문해 30억 달러 규모의 본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STX는 현재 이라크에서 30억 달러 규모의 철강플랜트 및 복합화력발전소 건설과 32억 달러 규모의 복합석유화학단지 건설 프로젝트를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이 가운데 전자에 대한 본계약을 체결하는 것이 이번 이라크 방문의 주요 목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라크 정부는 강 회장에 대한 신뢰가 두터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이번 본계약 성사 밑바탕에는 강 회장의 목숨을 건 비즈니스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지난해 1월 폭탄 테러 위험을 무릅쓰고, 이라크 바그다드를 방문해 누리 알 말리키 총리를 만난 강 회장은, 이 자리에서 300만톤 규모의 일관제철소 단지와 500MW급 가스복합화력발전소를 건설하는 내용의 MOU를 체결했다. 이후에도 강 회장은 이라크를 몇 차례 더 방문하면서 돈독한 관계를 쌓았다.
한 재계 관계자는 “강 회장은 성장에 꼭 필요한 회사라는 판단이 서면 도전했고, 그 결과는 회사의 꾸준한 ‘성장’이라는 열매로 돌아왔다”며 “세계 2위 반도체 업체인 ‘하이닉스’ 인수로 새로운 성장사를 쓸수 있을 지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