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차기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로 유력한 크리스틴 라가르드 프랑스 재무장관에 대해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라가르드 재무장관은 IMF 총재 지지를 얻기 위해 개발도상국을 순회 방문하는 일정에서 중국 고위관료들을 만났으나 공개지지를 이끄는 것에는 실패했다고 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라가르드 장관은 8일 중국에 도착해 왕치산 부총리와 저우샤오촨 인민은행 총재, 셰쉬런 재정부장, 양제츠 외교부장 등 고위관료를 두루 만났다.
그는 중국에 앞서 인도와 브라질도 방문했으나 브라질은 지지를 거절했고 인도는 미지근한 반응을 보였다.
프랑스 정부 대변인은 지난달 “라가르드의 IMF 총재 당선이 중국의 지지를 받고 있다”고 밝혔으나 중국은 아직까지 이에 대해 공식적으로 언급하는 것을 피하고 있고 이번 만남에서도 같은 반응을 보였다고 WSJ는 전했다.
양제츠 외교부장은 “라가르드가 IMF 총재에 지원하게 된 목적을 설명하는 것을 주의깊게 들었다”면서 “현재 상당수의 후보자가 IMF 총재직을 노리고 있다”고만 밝혔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라가르드가 왕치산 부총리에게 “나는 중국의 지지를 구하려 온 것이 아니라 출마 이유 등을 소개하러 왔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이번에 공개지지를 표명하지는 않았으나 결국 라가르드를 지지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에사르 프라사드 전 IMF 이코노미스트 겸 코넬대 교수는 “라가르드는 IMF 총재직에 당선될 것이 매우 유력하다”면서 “그러나 그가 총재직을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주요 신흥국들의 지지를 얻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라가르드 총재의 경쟁자인 아구스틴 카르스텐스 멕시코 중앙은행 총재도 이번주 아시아를 방문해 지지를 호소할 예정이다.
중남미 12개국은 지난 7일 막을 내린 미주기구(OAS) 총회에서 카르스텐스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