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세는 모든 투자의 기본이다. 투자수익률이 아무리 높더라도 수익금의 대부분을 세금이 갉아먹는다면 효율적인 투자라고 말하기 어렵다. 상가투자에서도 이같은 법칙은 그대로 적용된다. 같은 값이면 세금을 아낄 수 있는 상가를 선점해야 한다는 얘기다.
지난주 본지에서 소개한 상가겸용주택과 더불어 세금을 아낄 수 있는 상가는 서울 도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지하상가’다. 특히 ‘장기 임대분양방식’의 지하상가는 절세의 비밀이 숨겨져 있다.
서울시 지하상가의 경우 소유권 매매는 할 수 없지만 임차권 매매는 가능하기 때문에 임차권을 사들인 후 다시 임대해 세를 받는 방식으로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소유주인 서울시의 관리명부에 임차권자로 이름을 올릴 수 있기 때문에 권리 행사에도 문제가 없다. 지하상가는 등기분양을 하는 일반상가와 달리 장기 임대분양방식으로 취득세 등 거래세는 물론 재산세, 양도소득세,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의 과세대상도 아니다. 절세적인 측면에서 그만큼 유리해지는 것이다.
지하상가는 지하철 통로나 지하공간에서 볼 수 있는 상가를 말한다. 서울에서는 강남역, 잠실역, 강남 고속터미널, 영등포역, 명동역 등 수도권에는 부천역, 부평역, 주안역, 수원역 등이 대표적이다. 실제 이들지역에 목이 좋은 지하상가의 권리금을 알고 보면 상상을 초월한다.
지하상가는 일반 상가에 비해 보증금이나 권리금이 훨씬 높지만 유동인구가 고정돼 있어 경기 변동에 따른 매출 변화가 거의 없다는 게 강점이다.
특히 예전에 비해 옷, 액세서리를 비롯해 휴대전화, 고급의류, 네일아트·사주 전문점 등 그야말로 ‘없는 게 없다’라는 말을 실감케 할 정도로 다양성까지 갖추고 있어 최근 재조명받고 있다.
따라서 상가 투자자나 창업을 생각하는 이들은 지하상가에 관심을 가질만 하다. 지하도상가 위치와 유동인구 등에 차이가 있지만 지역적으로 ㎡당 월 임대료는 을지로 1만3000~2만원, 종로 2만6000~2만8000원, 영등포 5만원 내외, 동대문과 명동은 4만원 내외 등이다. 절세 등 각종 메리트에도 불구하고 ‘묻지마식’ 투자는 금물이다. 지하상가라고 해서 모두 장사가 잘 되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장경철 상가114 이사는 “인근에 유동인구가 많고 지상상가가 잘 되는 지역이라도 의외로 지하상가의 임대수익률은 낮은 경우가 있다”며 “상권에 따라 임대수익률이 천차만별이라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따라서 유동인구의 동선이나 여러 가지 위치를 감안해 투자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