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미국과 중남미의 새로운 협력시대 구축 필요성을 역설했다.
중남미를 순방 중인 오바마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미국과 중남미가 과거 다소 불편한 관계였던 점을 인정한다”면서 “우리는 지나간 역사에 얽매이지 말고 새로운 협력시대를 열어야 한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칠레 수도 산티아고에서 세바스티안 피녜라 칠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미국은 칠레를 포함한 모든 중남미 국가와 협력을 모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중남미는 미국과 가장 긴밀하게 연계된 지역”이라며 “중남미에 대한 통상투자를 대폭 확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바마 대통령의 발언은 중남미 지역에서 갈수록 커져가는 중국의 영향력을 의식한 것이라는 평가다.
오바마 대통령은 “경제적으로 급성장하고 정치적으로 민주주의가 공고해진 중남미는 미국의 경제적 번영과 안보를 위해 매우 중요하다”며 중남미가 미국에 갖는 의미를 설명했다.
그는 전일 칠레 일간지 엘 메르쿠리오와의 회견에서 “미국은 중남미와 평등주의에 입각한 동맹관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미국이 중남미에 지배적 영향력을 행사했던 과거의 틀에서 벗어나 상호 대등한 입장에서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칠레의 민주화를 높이 평가하며 과거 냉전시대 미국이 아우구스토 피노체트 전 칠레 대통령 등 중남미 지역 독재자들을 지원한 사실도 사과했다.
그는 또 “중남미 지역 일부 지도자들이 아직도 잘못된 이데올로기를 놓지 않고 있다”면서 “쿠바를 포함한 모든 중남미인은 자신의 미래를 스스로 결정할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이는 쿠바 인권 개선을 촉구하는 것과 동시에 베네수엘라와 볼리비아, 에콰도르, 니카라과 등 강경좌파 정권에 대한 경고의 의미도 담겨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은 피녜라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핵에너지와 무역자유화, 환경과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 강화 협정을 체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19~20일 브라질, 21~22일 칠레를 거쳐 22~23일 엘살바도를 방문한다.
오바마 대통령 취임 이후 처음으로 칠레를 방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