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부상으로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질서인 ‘팍스 아메리카나(Pax Americana)’ 시대가 끝나간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미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는 신년호에서 “미국이 과거에도 소련과 일본으로부터 유일 지배체제를 위협받은 적이 있지만 중국의 부상은 이전과 다르다”면서 “팍스 아메리카나 체제는 다시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중국은 소련의 폐쇄적인 체제와는 다르게 개혁개방을 통해 30년간 고속성장을 이어왔고 인구면에서 미국의 4배가 넘는 인구가 있기 때문에 일본과 다르다는 것이 FP의 분석.
중국의 앞날에 대해서도 자산버블 위험과 인플레이션, 인구와 환경 문제 등 온갖 혼란이 예상되지만 경제 규모와 성장동력이 크기 때문에 계속 성장가도를 달릴 수 있다고 FP는 평가했다.
반면 미국은 기업이 일자리 창출에 실패하면서 미국 대학에서 공부한 우수한 인재들이 다시 고국으로 돌아가 경쟁력 확보에 실패하고 있다.
군사분야에서도 미국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처럼 장기적인 안정화에는 실패하면서 한계를 보이고 있다.
중국이 국방력을 급속히 강화하고 있어 재정적자로 국방비 감축 추세에 들어간 미국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군사력을 축소할 경우 이들 지역은 중국의 ‘뒷마당’이 될 것이라고 FP는 우려했다.
브라질과 인도, 터키 등 신흥국은 경제가 성장하면서 미국에 협조적인 분위기도 바뀌고 있다.
인도는 도하 라운드 협상이나 기후문제에서 미국과 다른 입장을 보였고 브라질도 이란 핵제재에 대해 반대했다.
터키는 민주화가 진전될수록 이스라엘이나 이란에 대해 독자적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FP는 내다봤다.
FP는 “중국이 부상하면서 국제적으로 새로운 경쟁체제가 불가피하게 생기고 있다”면서 “앞으로의 세계는 제로섬 게임에 가까워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