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관세청에 따르면 올 1∼8월 전체 맥주 수입액은 2838만 달러로 이중 일본산 맥주 수입액이 796만 달러, 네덜란드산 맥주는 582만 달러, 미국산 맥주는 397만 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일본산 맥주가 573만 달러로 네덜란드산 맥주 599만 달러에 이어 2위를 차지하며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지만 올해 일본산 맥주의 약진이 두드러지며 시장 판도를 뒤흔들었다.
업계에서는 일본산 수입맥주의 95% 이상이 아사히가 차지하고 있어 보다 정확히 이야기하면 아사히의 점유율이 20%에 육박하고 있다. 1999년 밀러나 버드와이저 등 미국 맥주가 40%대의 독보적인 점유율을 기록했지만 최근 몇년간 20%대 안팎을 기록하고 있는 하이네켄과 아사히 등에 급격히 밀리고 있는 양상이다.
일본 수입 맥주의 인기는 아사히를 넘어 일본 맥주 브랜드 전반으로 번지고 있다. 매일유업은 일본 삿포로 맥주와 지난 달 MOU를 맺고 내년부터 와인을 수입·판매하는 자회사 레뱅드매일을 통해 국내에 판매할 계획이다. 오비맥주도 일본 산토리홀딩스와 협의를 마치고 이달 중순부터 산토리의 고급맥주인 ‘프리미엄 몰츠’를 한국 시장에 독점 공급한다. 산토리의 몰츠맥주는 100% 맥아로 만들어 전세계 맥주 애호가들에게 맥주 본래 맛을 살렸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매니아층이 확보돼 있다.
일본 맥주시장 1위를 달리고 있는 기린은 현재 하이트맥주를 통해 한국시장에 공급되고 있지만 판매량이 워낙 미미해 수입계약이 만료되는 2012년부터 수입선을 바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렇게 되면 일본 시장 점유율 1∼4위 회사 대부분의 브랜드가 한국시장에 들어오는 셈이다.
맥주업계 관계자는 “일본 맥주의 국내 시장 입성은 수입맥주 맛에 대한 소비자들의 욕구가 충족되면서 시장이 급격히 확대됐기 때문”이라며 “이같은 현상은 계속 지속돼 국내 맥주 회사에 위협요인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무역협회가 올해 10월까지 합산한 맥주 수입규모는 3582만4000달러로 지난 한해 총 수입액 3715만6000달러를 이미 넘어 연말 4000만 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