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국의 경제 발전과 함께 과열되고 있는 자원쟁탈전이 인·칼륨 등 비료 원료로 확산될 전망이다.
중국은 하이브리드 자동차나 첨단 가전기기의 주원료인 희토류 수출 규제에 이어 1일(현지시간) 인산암모늄 등 화학 비료의 수출 관세를 오는 31일까지 110%로 인상한다고 니혼게이자이 신문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은 최대 인 광석 수출국으로, 세계 인 광석의 30%를 생산하고 있다.
관련 업계는 중국의 발표가 청천벽력이라는 반응이다.
최근 몇 년간 비료 수요가 많은 시기에 중국이 높은 관세를 부과한 적은 있었지만 이번 조치는 예상치 못한 일인데다 중국이 전략자원인 희토류 남용 사례를 비료 원료에도 적용하고 있다는 우려에서다.
세계적으로 농업이 축소되는 경향에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비료는 작물 재배에 반드시 필요한 요소인 만큼 안정적인 확보가 관건이다.
중국의 희토류 수출 규제로 진땀을 뺀 일본 대형 상사의 한 관계자는 “희토류 때와 비슷한 상황”이라며 “중국은 장기적으로 자국 내 비축분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이 같은 조치를 취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어 그는 “중국이 내년부터 수출 관세율을 30~40%로 인상할 것이라는 소문은 있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고 토로했다. 인 광석을 원료로 하는 인산암모늄의 경우, 관세율은 한자릿수다.
현재 비료는 희토류나 철광석처럼 국익으로 연결되는 전략자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세계 인구는 오는 2050년에는 91억명을 돌파할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이들 인구가 소비하려면 막대한 규모의 농작물이 필요하다. 비료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은 비료 가격 상승은 물론 자원업계 재편의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세계 최대 광산업체인 BHP빌리턴이 세계 최대 비료업체인 캐나다의 포타쉬 인수를 시도하다 무산된 것이 대표적인 예다.
BHP빌리턴은 포타쉬가 인수 제안을 거부하자 적대적 인수를 추진했다. 그러나 캐나다 정부가 “BHP 빌리턴의 인수안이 국익에 부합되지 않는다”며 국가 차원에서 해외 기업의 투자를 거부하면서 역사적인 기업 합병은 물거품이 됐다.
미국은 이미 1990년대 후반부터 인 광석 수출을 서서히 중단해왔다. 전략자원을 둘러싸고 '자원 보호주의' 움직임이 시작된 것이다.
질소 인산 칼륨은 비료의 3요소로 공업적으로 제조할 수 있는 질소비료 이외에는 광산에 의지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인과 칼륨의 3대 주요 산지에서의 생산량은 각각 60%로 독점성이 강해 부르는 게 값이다. 인산 암모늄 가격은 현재 2006년의 2배 수준.
인산과 칼륨 등의 원료를 모두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일본은 2008년 비료 파동 이후 비상시를 대비해 자원을 비축해왔다.
기업들은 비료 자원을 안정적으로 조달하기 위해 해외 광산 개발권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미쓰이물산은 지난 4월 일본 기업 가운데선 처음으로 브라질 발레로부터 인 광산 개발권을 확보했다. 스미토모상사 등 다른 상사들도 칼륨 개발권 확보에 눈을 돌리고 있다. 자국 내에는 자원이 없는데다 경쟁력있는 비료 메이커도 없기 때문이다.
한 비료업계 관계자는 “원료를 살 여력이 없어지면 조만간 비싼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라며 “농업이 한층 열악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