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리탐방]“주식투자도 사진촬영도 感이 중요하죠”- 키움 SLR 클럽

입력 2010-11-05 13:25 수정 2010-11-05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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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LR’은 Scren, Lense, Restaurant 이니셜

키움증권엔 잘 찍는 사람들이 있다. 부탁하지 않아도 특별한 일이 없어도 찍어준다. 여의도 공원이나 윤증로 벚꽃 나무 아래서 빌딩 숲 샛길이나 건물 1층 커피숍에서도 그들을 만날 수 있다. 키움증권 사진동아리‘키움 SLR 클럽’ 동호회 사람들이다.

동호회 창립은 불과 1년에 불과하지만 사내 어떤 모임보다도 활발한 활동으로 인정받고 있다. 동아리 회장인 오성욱 마케팅 차장외에 회원은 24명. 대부분 사진보다는 사람이 좋아서 모였지만 갈수록 사진의 매력에 빠져들고 있다고 한다.

사진과 함께 가장 중시하는 부분은 바로 사내 커뮤니케이션. 보고 싶은 전시회나 영화가 있을 때, 맛있는 음식점을 알게 됐을 때 직장 상사나 동료를 불러내기란 쉽지 않았다. 적어도 동아리 활동을 하기전에는. 오 회장은 SLR 클럽의 본뜻이 스크린(Screen), 렌즈(Lense), 레스토랑(Restaurant)라는 너스레도 떤다.“볼거리와 먹을거리를 즐기는 사람들을 렌즈에 담는 것. 그게 바로 사진 동아리”라고 설명한다.

키움증권의 증권방송 채널 K의 메인 앵커인 전혜현 대리가 스스로 '키움 사람이구나'고 느끼게 된 것도 동아리에 들어온 뒤다. “방송국 스튜디오는 다른 건물을 쓰거든요. 다른 부서와 업무를 같이 하거나 교류하는 일도 딱히 없어서 외로웠는데 동아리 활동을 통해 많은 사람들을 알게 됐다”고 기뻐한다. 그동안 찍은 사진들을 보면 전 대리의 깜짝 놀란 모습이나 해맑게 웃는 모습이 유독 많다. 똑똑하고 야무진 채널 K 앵커도 동아리 모임에 나와서는 웃으며 수다를 떨고 렌즈 앞에서 부끄러운 모습도 보이는 소녀가 된다고 수줍어 한다.

키움 SLR 클럽 총무인 김상남 마케팅 과장은 동아리 내 대모와 같은 사람이다. 동아리 창립 멤버로 시작해 사람을 끌어 모으고 끈끈한 유대관계를 엮어가는 역할을 해왔다. “결혼한 여직원은 보통 집과 회사만 오가는 무료한 일상이잖아요. 회사 동아리 활동 덕분에 전시회도 다니고 동네 맛집도 찾아다니면서 작은 일탈로 즐거움을 얻어요”라고 말한다. 김 총무는 입사 1~2년차 사원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좋다. 다 함께 사진을 찍을 때는 사원과 과장이 거리낌 없이 어깨동무를 하거나 팔짱을 끼기도 했다.

오는 9일에는 퇴근 후 청계천 등불축제로 출사를 떠난다. 사진동아리 오 회장의 올해 목표는 그동안 찍은 수백 장의 사진을 잘 정리해 사내 전시회를 여는 것이다. 김 총무의 꿈은 더 크다. “해외 출사를 떠나고 싶어요. 그게 안 되면 제주도라도…” 익숙한 여의도와 서울 사진을 담는 소소한 즐거움도 좋지만 낯선 곳에 떨어져 호기심 묻은 관찰력을 사진에 담고 싶다고 했다.

오 회장은 “사진 찍는 것도 종목을 고르는 것 처럼 감(感)이 있어야 한다”며 “휴일에 사진을 찍고 나면 시장을 예견하고 종목을 선정하는데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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