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소형 아파트의 3.3㎡당 전셋값이 대형 아파트를 추월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특히 실수요자들이 몰리는 일부 서울지역에서는 중소형과 대형의 전세값 차이가 겨우 2000만원 밖에 나지 않는다.
이런 현상은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소형평형으로 쏠리고 있는 데다 내년 전세값 폭등을 염려한 가수요도 실속형 전세를 선호하는 데 따른 것이다.
21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강남권 업무지구에 출퇴근이 수월한 동작구 상도동 삼호아파트 106㎡의 전세 상한가는 2억원. 하지만 같은 단지 139㎡의 전세 상한가가 2억2000만원선이다. 전세값이 고작 2000만원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 것.
동작구 본동 신동아아파트의 경우도 소형과 대형의 전세가격 차이가 겨우 3000만원이다. 실제로 이 아파트 76㎡의 전세가는 1억9000만원이지만 대형인 132㎡는 2억2000만원에 전세를 구할 수 있다. 흑석동의 경우도 중소형과 대형의 전세값 차이가 최대 5000만원을 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도심권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동대문구 청량리동 미주아파트 93㎡의 전세가격은 1500만원. 그러나 같은 단지 136㎡은 이보다 고작 4000만원 비싼 1억9000만원이 시세다. 답십리동 두산아파트와 동아아파트도 비슷한 평형대에서 가격차이가 4000만원 안팎으로 나타났다.
광화문 일대 출퇴근이 용이한 강북지역도 사정은 비슷하다. 실수요자들이 중소형평형만 찾다보니 소형 전세가는 치솟고 대형아파트는 찬밥이다. 실제로 성북구 정릉동 정릉풍림아이원 79㎡은 1억4500만원이 전세 시세다. 반면 대형평형에 속하는 139㎡의 경우 1억9000만원이면 전세입주가 가능하다.
이런 현상에 따라 ㎡당 전세가격도 중소형 아파트 역전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부동산 114에 따르면 동대문구, 동작구, 성북구 등 전형적인 주거 지역의 중소형 3.3㎡당 전세가격이 대형 전세가격보다 높게 나타났다.
지난 15일 기준 동대문구 66~99㎡의 ㎡당 전세가격은 669만원. 하지만 132~165㎡의 ㎡당 전세가는 527만원으로 파악됐다.
이다혜 부동산114 연구원은 "아파트 매매를 미루고 있는 실수요자들이 전세 중에서도 소형평형을 선호하기 때문에 나나타나는 현상"이라며 "다만 초저금리 시대를 맞아 실수요자들이 주택 매매로 돌아설 경우 전세가격 상승이 멈출수도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