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25)씨는 지난달 유흥비 마련을 위해 친구들과 택시에 탄 뒤 뒤따르던 차로 추돌사고를 내는 수법 등으로 보험금을 타내 경찰에 적발됐다. 이들이 25차례에 걸쳐 6개 보험사로 부터 받은 보험금은 2억원 가량이다. 이씨의 친구들은 모두 구리, 남양주 지역에서 선후배로 알고 지내던 19~25세의 청년들이다.
10·20대 보험사기 건이 늘면서 청소년들의 도덕적 해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흔히 보험사기의 연루된 청소년들은 보험사기로 쉽게 돈을 벌수 있다는 것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하게 되어. 돈이 필요할 때마다 습관적으로 보험사기를 저지르게 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보험사기 적발인원은 5만4268명으로 전년대비 32.3% 증가했다. 그 중 10대의 수는 1307명으로 2.4% 비중을 차지해 2006년(315명)부터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20대도 1만1725명으로 2006년(5527명)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했다.
보험사기가 연령대 구분 없이 사회에 점점 만연해지자 총 적발인원의 증가와 함께 10·20대층의 혐의자 수도 함께 증가했다는 것이 금융당국의 설명이다.
또 두드러지는 점은 10·20층의 증가율이다. 10·20층의 비중은 전년에 비해 39.8%나 증가했다. 연령별 비중은 30·40대에 비해 다소 낮지만 증가율만 보면 전체(32.3%)와 30·40대(25.6%)를 훨씬 웃도는 수치다.
이러한 증가율은 10·20대들의 보험범죄가 날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음을 잘 보여준다. 특히 아직 도덕적 분별이 힘든 10대들은 보험사기에 빈번히 연루되다 보면 점점 죄의식을 느끼지 못하고 범죄에 더 쉽게 노출된다. 주로 조직을 결성해 움직이는 경우가 많아 파급력 또한 크다.
금감원 손해보험조사팀 관계자는“10대들이 집에서 받는 용돈이상의 돈을 쉽게 벌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자 유흥비를 위해 주로 가장 보편화되고 용이하게 활용할 수 있는 자동차를 이용해 보험사기를 저지른다”고 지적했다.
한편 손해보험협회 관계자는 “10대들은 정보에 대한 공유가 빠르고 주로 학교 선후배나 동호회원과 조직을 이뤄 행동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과 관련업계는 이달부터 민관합동조사단을 결성해 속칭 ‘나일롱 환자’ 들에 대한 대대적인 점검을 하고 나섰다. 또 보험사기에 효율적으로 대처하고, 사전예방하기 위해 보험사기 취약대상자들을 중심으로 예방교육을 실시하거나 보험사기 조사사례집을 발간해 홍보하고 있다.
금감원 손해보험조사팀 관계자는“보험 사례에 대한 적발도 중요하지만 원천적으로 예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청소년이나 탈북자 같은 보험사기 취약 대상자들을 대상으로 사례, 폐해를 알려주고 교육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