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막상 와인을 사려고 와인숍을 찾으면 수많은 종류의 와인에 주눅이 드는 경우가 대부분.
이름들이 복잡한데다 맛이 다양해 자신에게 맞는 와인을 찾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와인 동호회를 기웃거리는 초보자에게 와인의 대명사로 꼽히는 프랑스 와인의 세계를 이해하는 것은 필수다.
와인의 종류는 셀 수도 없이 많지만 유독 프랑스산 와인은 ‘신의 선물’로 통할 정도로 와인 시장에서 귀빈 대접을 받는다.
프랑스에서는 농산물 중 와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10%, 전체 와인 중 레드 와인이 60%를 차지한다.
라인강과 알프스 산맥, 페레네 산맥, 대서양, 지중해 등으로 둘러싸인 프랑스는 지형과 토양, 기후 등 포도 경작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는 나라.
이탈리아와 함께 최고의 와인 생산량을 자랑하며 1인당 연간 61l를 소비해 룩셈부르크 다음으로 와인 소비량이 높다.
현재 보르도·부르고뉴·샹파뉴·코트 뒤 론·루아르·알자스·프로방스·랑그도크 루시용에서 와인이 주로 생산되고 있으며 가장 유명한 산지는 역시 ‘보르도’와 ‘부르고뉴’ 지방을 꼽을 수 있다.
보르도는 프랑스 남서부 지롱드강 주변의 메도크·그라브·생테밀리옹·포므롤·소테른 바르삭 지구를 포함한 세계 최대 와인 산지.
연간 6억6000만병의 생산량 중 80%가 레드 와인이고 일부 지역에서만 소량의 품질 좋은 화이트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
보르도에서는 역사적으로 2세기경부터 와인이 제조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1152년 보르도 지역의 공작 딸 알리에노와 영국 황태자의 결혼을 계기로, 보르도 와인이 영국, 네덜란드, 미국으로 수출되면서 세계 최대 와인 산지로 자리매김했다.
1999년에는 생테밀리옹이 유네스코의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그랑 크뤼’는 ‘뛰어난 포도밭’이라는 뜻으로 매우 우수한 품질을 양조하는 샤토(보르도 지역의 포도원)에 부여된다. 다만 보르도에서는 ‘프리미에 그랑 크뤼’ 와인을 1등급 와인으로 친다.
프리미에 그랑 크뤼에는 와인의 여왕이라 불리는 ‘마고(Margaux)’를 포함해 ‘라투르(Latour)’, ‘라피트 로칠드(Lafite Rothschild)’, ‘오-브리옹(Haut-Brion)’, ‘무통 로칠드(Mouton Rothschild)’의 5개 샤토가 있다. 귀부 화이트 와인 ‘디켐(d'Yquem)’은 화이트와인 가운데 최고로 꼽힌다.
전체적으로 볼 때 1982·1988·1989·1990·1996·1998·2000·2005·2006년도의 빈티지가 비교적 좋은 품질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한편 보르도와 나란히 프랑스 와인을 대표하는 부르고뉴는 지형과 토양이 다양해 생산되는 와인도 다양하다. 보르도 와인은 2~3가지 품종을 섞어 만들지만 부르고뉴 와인은 한 품종의 포도만 가지고 와인을 만든다.
또 포도밭이 작은 단위로 나뉘어져 있는데다 포도 재배와 포도주 제조가 따로 이뤄져 포도보다는 제조업자에 따라 포도주의 품질이 달라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요 산지로는 샤블리와 코트 드 뉘·코트 드 본·보졸레 등이 유명하다.
샤블리는 세계 최대 화이트 와인 산지로 비교적 북쪽에 위치해 있어 기후의 영향을 많이 받아 해마다 품질이 달라지는 경향이 있다. 코트 드 뉘에선 레드 와인을, 코트 드 본에서는 화이트 와인을 각각 제조하며 모두 맛이 뛰어나 가격도 비싸다.
부르고뉴 지방의 남부에 인접한 보졸레에선 맛이 가볍고 신선한 레드 와인이 주로 생산되며 늦여름에 수확해 11월에 나오는 ‘보졸레 누보’가 잘 알려져 있다.
‘보졸레 누보’는 누보 사양의 레드 와인으로 매년 11월 셋째 주 목요일 자정부터 세계적으로 동시에 판매된다.
‘누보’는 ‘새로운(New)’의 프랑스어로, 그 해에 수확된 포도의 성과를 확인하기 위한 시음주. 만든 지 몇 주 만에 시장에 내놔야 하기 때문에 ‘마세라시용 까르보니끄(MC)’라 불리는 급속 발효기술을 이용, 최대 4일이면 숙성이 끝난다.
부르고뉴 와인의 등급은 포도밭의 토양과 성질, 위치에 따라 ‘빌라쥐’ ‘프리미에 크뤼’ ‘그랑 크뤼’ 등 세 등급으로 구분된다.
부르고뉴에서는 최고급 와인을 ‘그랑 크뤼’로 정해 보르도 지역과 등급을 구분하고 있다. 샹베르탱, 로마네 콩티와 코르통, 샤를르마뉴, 몽라세 등이 유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