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여름을 맞아 다이어트 열풍이 불었지만 정작 비만치료제 시장은 대부분의 제품들이 매출 하락을 겪으며 고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최근 대표적 비만치료제인 리덕틸(성분명 시부트라민)이 심혈관계 부작용 논란 속에서 오남용 의약품으로 지정되면서 이 약을 카피한 약들도 악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표적 비만치료제인 한국애보트 '리덕틸'이 올 상반기에 58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약과 성분이 같은 복제약인 한미약품 '슬리머'도 64억원에서 45억원으로 -30%, 종근당 '실크라민' 21억원→15억원(-29%), 대웅제약 '엔비유' 17억원→15억원(-12%)으로 감소했다.
시부트라민 성분의 비만약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매출이 감소한 것은 심혈관계 부작용과 함께 이로 인해 지난 7월 오남용 우려 의약품으로 지정된 것이 가장 영향이 컸다.
정부는 시부트라민 성분의 비만치료제에 대해 허가된 비만도(체질량지수) 기준외 환자에 대한 처방 및 사용을 금지하는 등 시판 후 안전관리를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부작용 논란은 없지만 오르리스타트 성분의 비만치료제들도 덩달아 오남용 우려 의약품으로 지정돼 대표적 오르리스타트 성분 비만약인 한국로슈의 '제니칼'이 지난해 상반기 56억원에서 올 상반기 44억원으로 -21% 감소했다.
같은 성분의 비만약으로 지난해부터 비만약 시장에 진입한 종근당 '락슈미'나 비엘엔사이언스(前보람제약) '제로엑스' 등은 매출액이 채 잡히지도 않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전문의약품은 의사의 처방이 있어야 하는데 오남용 우려 의약품으로 지정되면 의사들이 비만약 처방을 주저하게 돼 매출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또 최근 다양한 다이어트용 제품들이 나오는 것도 전문약 구입을 꺼리는 이유가 되고 있다. 실제로 다이어트용 건강기능식품들이 시중에 많이 나와있고 최근에는 다이어트에 좋다는 마테차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