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아시아나그룹이 12일 계열사 사장수를 18명에서 11명으로 크게 줄이는 사장단 인사를 단행, 본격적인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금호그룹 관계자는 “올해는 사장단 및 임원에 대한 일체의 승진자 없이 전보 및 관장업무만 조정한다는 방침을 세웠다”며 “임원 인사에도 승진 임원 없이 관장업무만 조정하고 임원수도 20% 줄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금호그룹은 앞서 지난 5일 발표한 그룹 자체 구조조정안에서 임원수 20% 감축 및 임원 임금 20% 삭감안을 발표한바 있다.
◆ 뼈를 깍는 구조조정...사장단부터 슬림화
금호그룹은 이번 인사에서 오남수 그룹 전략경영본부 사장 등 7명의 사장을 퇴임시키고 기옥 금호석유화학 사장 등 7명을 승진없이 관장업무만 변화를 줬다.
기옥 금호석화 사장은 오남수 사장이 물러난 그룹 전략경영본부 사장으로 자리를 옮기고, 김성채 금호석화 부사장이 금호석화 대표이사 부사장를 맡게 됐다.
기옥 사장은 그룹 전략경영본부 사장과 함께 금호미쓰이화학, 아스공항, 금호개발상사 사장을 겸임한다.
이밖에 금호고속 사장에는 김성산 금호터미널 사장, 금호리조트 사장에는 한이수 금호에스티 사장, 금호피앤비화학 대표이사 전무에는 온용현 금호폴리켐 전무가 각각 전보됐다.
그룹 구조조정을 총괄했던 오남수 전략경영본부 사장은 그룹 위기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났고, 신훈 그룹 건설부문 부회장도 퇴진했다.
기옥 사장을 포함해 한때 교체설이 돌았던 금호산업 및 금호타이어 등 워크아웃에 들어간 계열사 사장과 자율협약 대상인 아시아나항공 사장은 유임됐다.
금호그룹 관계자는 “4개사의 사장들이 새로 자리를 맡은 지 얼마 되지 않았고 경영정상화에 계속 주력하라는 의미로 이번 인사에 포함되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 전략경영본부 중심 자체 구조조정 본격화
금호그룹은 그룹 경영 전반의 컨트롤 타워인 전략경영본부 사장에 기옥 사장이 임명됨에 따라 구조조정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기옥 신임 사장은 금호그룹 내에서 몇 안 되는 기획․재무통이다. 1976년 금호실업에 입사해 경리업무부터 시작한 그는 입사 2년 만에 그룹 계열사 간 외환거래를 통해 수수료를 절약한 공로로 ‘그룹 부회장상’을 수상했다.
이후 그는 그룹 회장 부속실을 거쳐 아시아나항공 상무를 역임할 때까지 줄곧 재무 및 기획업무를 담당했다. 2004년 금호폴리켐 사장에 이어 2006년부터 금호석유화학 사장을 맡아왔다. 특히 박삼구 명예회장의 신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그룹은 전략경영본부를 구조조정 관련 업무에 초점을 맞춰 전면 개편, 그룹 자체 구조조정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게 된다.
그룹 전략전략본부는 기획, 교육, 인사, 홍보, 감사, 법무 등 그룹 경영 전반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는 조직으로 대우건설, 대한통운 인수를 주도해왔다.
하지만 지난해 유동성 문제가 불거지고 산업은행과 재무개선약정을 맺은 이후로는 대우건설을 비롯한 계열사 지분 매각 등을 추진하는 사실상 구조조정본부 역할을 했다.
금호그룹 관계자는 "100여명에 달했던 인원 중 약 40% 정도를 줄일 계획"이라며 "불필요한 업무는 줄이고 구조조정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