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캐즘에 유탄 맞은 소재사…"4분기 바닥"

입력 2024-11-01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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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프로ㆍ롯데에너지머티 3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
대규모 재고평가손실 반영으로 적자
"4분기 바닥 다지고 내년부터 반등 전망"

▲충북 오창 에코프로비엠 전경.  (사진제공=에코프로비엠)
▲충북 오창 에코프로비엠 전경. (사진제공=에코프로비엠)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에 배터리 소재 업체 실적도 주저앉았다. 전방 수요 둔화로 인한 고객사의 재고 조정으로 대규모 재고평가손실이 발생했다. 소재업계는 4분기도 제한적인 회복에 그치고, 내년부터는 다시 성장궤도에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양극재 업체 에코프로비엠은 1일 열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3분기 412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환율과 광물 가격이 하락하면서 재고자산평가손실 188억 원이 실적에 반영됐다. 양극재의 주원료인 리튬 가격은 당초 예상과 달리 3분기 중 연중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4분기 전망도 어둡다. 상대적으로 재고회전율이 낮은 리튬 등의 가격 회복이 더뎌지면서 연말 재고자산평가 충당금 추가 설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유의미한 물량 증가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김장우 에코프로비엠 경영지원본부장은 "내년에는 주요 완성차업체(OEM)들의 전기차 이월 재고 소진, 금리 인하 추세에 따른 구매력 회복과 신차 출시 효과 등으로 작년과 유사한 수준의 판매 물량 반등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어려운 업황에도 흑자를 유지하던 동박 업체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올해 3분기 317억 원의 적자를 냈다. 2015년 4분기 이후 첫 분기 적자다. 재고자산평가손실 190억 원이 반영됐고, 말레이시아 링깃 강세 영향으로 손실을 입었다.

배터리 소재사들은 캐즘 극복을 위한 전략 마련에 한창이다.

에코프로는 고객사 다변화에 힘을 싣는다. 김 본부장은 "업황 둔화뿐만 아니라 고객사 편중에 따른 리스크를 축소하기 위해 기존 고객사의 신규 프로젝트 참여, 신규 고객을 대상으로 영업활동을 강화하고 있다"며 "최소 2~3곳 정도의 완성차 업체(OEM)향 물량 수주를 위해 고객사와 긴밀하게 협의 중이며 가까운 시일 내에 긍정적인 결과를 도출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이어 "중장기 생산능력(CAPA)은 2027년 71만 톤을 예상했으나 증설 속도를 검토 중이며 인도네시아 통합 양극재 법인 설립 등 중장기 전략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며 "올해 설비투자(CAPEX)의 경우 연초 1조5000억 원에서 1조 원 내외로 조정될 것"이라고 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고성장이 예상되는 북미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4680(지름 46㎜, 높이 60㎜) 원통형 배터리 동박, 차세대 인공지능(AI) 가속기용 동박, 황화물계 고체전해질, 리튬인산철(LFP) 양극활물질 등 차세대 소재를 통해 수익성을 강화한다.

4680 배터리 동박의 경우 업계 유일의 하이엔드 동박으로 내년 상반기까지 퀄 테스트를 마치고 초기 물량 선행 판매에 나설 예정이다. 차세대 AI 가속기용 초저조도 동박(HVLP4)도 4분기 업계 최초 초도 양산을 시작해 내년 1분기부터 본격 공급한다.

내년부터는 전방 시장 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유럽의 탄소배출 규제 강화, 독일의 전기차 보조금 정책 부활 움직임 등으로 유럽 전기차 시장이 성장세로 돌아설 전망이다.

김훈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기획부문장은 "4분기부터 핵심 고객의 북미 공장 신규 가동, 전략 고객의 물량 증가 등의 영향을 받기 시작해 2025년은 글로벌 전기차 업체들의 적극적인 신차 출시 등으로 빠른 턴어라운드(실적 개선)가 이뤄질 것으로 본다"며 "4분기를 저점으로 상반기 반등하고 내년에는 올해 대비 두 자릿수 이상의 매출 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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