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 난치병인 '조로증'을 앓던 세계 최장수 환자 새미 바소가 세상을 떠났다. 향년 28세.
10일 이탈리아 선천성 조로증 협회는 "5일 새미 바소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저녁 식사를 한 뒤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 더 선 등 해외 매체들의 보도를 뉴시스가 인용해 전했다.
조로증은 정상인보다 몇십 년은 일찍 늙어 조기 노화를 보이는 선천적 질환으로, 유전적 이상으로 나타나는 질환이다. 전 세계에는 약 70명의 어린이가 이 질환을 앓고 있다. 이들 대부분은 심장 질환이나 뇌졸중으로 사망한다. 평균 기대수명은 13~15세로 알려져 있다. 현재까지는 조로증에 대한 치료법은 없고, 개개인에게 나타나는 증상에 따라 치료가 이루어진다.
협회는 "우리는 그의 여정을 함께 할 수 있었던 특권에 대해 깊이 감사드린다"면서 "새미는 우리 모두에게 ‘인생의 장애물은 때때로 극복할 수 없는 것처럼 보일지라도, 충분히 삶을 살 가치가 있다’는 것을 가르쳐왔다"고 애도했다.
새미는 10세 때 부모의 도움으로 이탈리아에 조로증 협회를 설립했다. 이후 2018년 유전 공학을 통해 조로증을 치료할 가능성에 관한 연구 논문을 썼다. 새미는 이 공을 인정받아 2019년 세르지오 마타렐라 이탈리아 대통령으로부터 이탈리아 공화국 공로 기사 작위를 받기도 했다.
특히 새미는 내셔널 지오그래픽 다큐멘터리 '새미의 여정'을 통해 이름을 알렸다. 이 다큐멘터리는 그가 부모님, 가장 친한 친구와 함께 시카고에서 로스앤젤레스까지 미국의 66번 국도를 따라 여행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