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을 치료한 뒤 체중을 줄이면 당뇨 위험이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신동욱·조인영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구혜연 분당서울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한경도 숭실대학교 정보통계보험수리학과 교수 연구팀은 ‘암 연구와 치료(Cancer Research and Treatment, IF=4.6)’ 최근호에 암 진단 후 체중 변화가 당뇨병 발병에 미치는 영향을 발표했다고 7일 밝혔다.
당뇨는 암세포의 성장을 촉진하고 재발률을 높인다. 암 환자가 당뇨를 동반할 때는 사망률이 1.4배 이상 증가한다는 보고도 있다.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이용해 2010년에서 2016년 사이 암을 진단받은 환자 26만4250명을 대상으로 암 진단 전후 정상 체중을 유지한 집단, 비만이었다가 정상 체중으로 변한 집단, 정상 체중에서 비만이 된 집단, 비만 상태를 유지한 집단으로 나눠 비교 분석했다. 비만은 체질량 지수(BMI)를 기준으로 25kg/m2 이상이면 비만으로, 이보다 낮으면 정상 체중으로 분류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전체 61.8%인 16만3395명은 정상 체중을 유지했으며, 7.4%인 1만9558명은 비만에서 정상 체중이 됐다. 1만4625명(전체 5.5%)은 정상 체중에서 비만으로, 6만6672명(25.2%)은 암 진단 이후에도 비만 상태였다.
정상 체중을 유지한 집단은 대개 여성의 비율이 높고, 상대적으로 어렸다. 정상 체중을 유지한 집단과 비만에서 정상 체중을 되찾은 집단은 흡연과 음주를 덜한 대신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경향도 보였다. 이와 달리 비만인 상태가 지속되거나 체중이 증가한 그룹은 흡연과 음주 비율이 높다는 특징을 보였다.
평균 추적관찰기간 4년 동안 전체 암 환자의 4.6%인 1만2196명이 당뇨병 진단을 새로 받았다. 정상 체중을 유지한 집단을 기준으로 당뇨병 발병 위험은 비만 지속 집단이 2.17배 증가해 가장 높았고, 정상 체중에서 비만이 된 집단도 1.66배로 위험이 증가했다. 비만이었다가 살을 뺀 경우에는 1.29배로 나타나 비만이 당뇨 위험을 올린다는 것이 확인됐다.
실제로 다른 한 연구에서는 3200명의 환자를 당뇨 예방프로그램에 참가시켜 최소한 7% 체중 감소를 목표로 생활습관 교정 등을 진행한 결과 대조군과 비교해 당뇨 발생 건수가 58%나 줄었다.
공동 제1 저자인 구혜연 교수는 “연구결과 비만과 체중 변화가 암 진단 전후 모든 시점에서 당뇨병 발병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특히 유방암 환자들은 화학 요법과 생활 양식의 변화로 체중이 빈번하게 증가하는 만큼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공동 교신저자인 조인영 교수는 “암 진단 후 비만인 상태를 방치하면 당뇨와 같은 대사성 질환으로 이어지기 쉽다”면서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게 암 치료에도 도움이 되는 만큼 필요한 경우 암 진단 시 적극적인 체중관리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