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소득향상 버팀목…만족度 커
급증하는 예산대응 등 해결이 과제
“기초연금이 자식보다 나아요. 매달 25일만 되면 통장에 33만 원이 들어오니 70이 넘은 우리에겐 생명줄이에요.” “인생 황혼기에 소득 내리막길만 걷는 줄 알았는데 기초연금이 에스컬레이터처럼 올려주고 있어요.” 기초연금을 실제로 수급하시는 어르신들의 생생한 고백이다.
기초연금은 어르신을 위한 빛으로 시작되었다. 국민소득이 해방 직후 80달러도 안 되던 가난한 나라가 3만5000달러가 넘는 선진국이 됐다. 세계적으로 원조받던 나라가 원조하는 나라가 된 유일한 사례이기도 하다. 1960년대 산업화 시절부터 파독 광부와 간호사, 중동 건설근로자 등 오로지 국가발전을 위해 희생과 헌신을 해오신 분들이 지금의 어르신들이다. 이분들에 대한 감사의 보답이 기초연금을 도입하는 원동력이 됐다.
기초연금은 1991년 노령수당(2만~3만 원)으로 시작했고, 1998년 경로연금(2만~5만 원)으로 바뀌었다. 2007년 제2차 국민연금 개혁으로 소득대체율을 60%에서 40%로 20%포인트(p) 내리면서 어르신 70%에게 국민연금 A값의 5%에 해당하는 8만4000원을 주는 기초노령연금이 도입됐다. 도입 당시 기초노령연금액을 단계적으로 A값의 10%까지 인상하는 내용의 부칙이 규정되었는데, 이후 2014년 어르신 전체에게 지급하려던 기초연금이 우여곡절을 거쳐 70%에게 A값의 10%에 해당하는 월 20만 원씩 지급하는 기초연금으로 발전했다.
현재 기초연금은 만 65세 이상의 70%에 해당하는 약 700만 명에게 매달 단독가구 33만4810원(부부가구 53만6000원)을 지급한다. 구매력을 보전하고자 매년 소비자물가상승률을 반영해 올해에는 전년 대비 3.6%를 인상했다.
기초연금은 든든한 노후 버팀목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2022년 노인빈곤율은 38.1%로 기초연금이 도입되기 전인 2013년 46.3%에서 8%p 넘게 개선됐다.
최근 기초연금 수급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기초연금액 수준에 대해서도 모든 계층에서 70% 이상이 만족한다고 응답했다. 월 소득 95만 원 중 기초연금이 32만 원으로 소득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는 등 노인 소득향상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기초연금은 81.4%를 식비, 9.3%를 주거 관련비, 6.2%를 보건 의료비에 사용하는 등 대부분을 생활비로 지출하고 있었다. 기초연금 수급자 약 35%가 주된 용돈 및 생활비 마련 방법으로 기초연금을 꼽았고, 이들은 전체 생활비의 3분의 2 이상을 기초연금을 통해 마련한다고 응답했다.
기초연금의 도입으로 우리나라도 다층노후소득보장체계의 틀을 갖췄다. 맨 아래에는 모든 국민의 최저생활을 보장하는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가 있는데, 이를 통해 179만 가구를 대상으로 4인 가구 기준 183만 원, 1인 가구 기준 71만 원의 소득을 보장한다. 0층에는 기초연금, 1층에는 2238만 명(2023년 말 기준)의 국민이 가입한 국민연금, 2층에는 695만 명(2022년 말 기준)이 가입한 퇴직연금, 그리고 3층에는 개인 235만 명이 가입한 개인연금이 있다. 이외 181만 명이 가입한 공무원·사립학교직원·군인·별정우체국 연금이 있다.
올해로 기초연금은 도입 10주년을 맞이했다. 하지만 풀어야 할 과제가 많다. 첫째, 예산이 도입 첫해인 2014년 6조9000억 원에서 10년 만에 24조4000억 원으로 세 배 넘게 늘었고 2050년에는 125조 원, 2070년에는 238조 원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둘째, 기초연금 대상자를 선정하는 선정기준액이 빠르게 상승해 복지급여의 기준선이 되는 기준중위소득을 조만간 추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현재처럼 어르신의 70%에게 똑같은 액수를 지급하자는 의견과 가난할수록 더 많이 주자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셋째, 기초연금이 소득으로 인정되며 생계급여액이 그만큼 줄어드는, 즉 ‘줬다 뺏는 연금’을 개선하라는 목소리도 있다.
기초연금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정부는 올해 어버이날 2027년까지 기초연금을 월 40만 원까지 인상하겠다고 약속했다. 정부는 앞으로 기초연금, 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까지 네 개의 수레바퀴가 어르신들의 노후를 잘 지탱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이를 통해 젊은 시절 헌신한 어르신들이 편안히 사시도록 효도하는 정부가 될 것을 약속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