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발생하는 냉방병은 몸살, 권태감 등 가벼운 감기 증세와 비슷하다. 냉방병은 무릎이나 어깨, 허리 등 관절 건강에도 영향을 미친다. 관절은 날씨와 기온에 민감한 부위다. 관절통은 흔히 날씨가 추워지는 겨울에 나타나는 질환이란 인식이 크지만 겨울 못지않게 여름에도 나타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보건의료빅데이터에 따르면 관절통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는 여름마다 대폭 늘어난다. 2021년부터 2023년까지 7~8월 여름철 관절통 환자는 약 36만9312명으로 11월~12월 평균 환자 수인 34만7983명보다 오히려 높다.
관절 건강은 높은 습도와 저기압이 관절 내 압력을 키워 통증과 부기를 촉진하는 원인으로 추정한다. 장마철 등 궂은 날씨에 관절통 환자들이 증가하는 이유다. 이런 이유로 냉방병도 여름철 관절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 여름 기온에 적응한 우리 몸에 냉방으로 급격하게 차가워진 실내 공기가 닿으면 말초 혈관과 근육의 수축 등이 일어나고 관절이 경직되며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
여름은 활동량이 증가하는 계절인 만큼 자주 쓰는 관절의 통증이 평소보다 심해지면 일상에 불편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 통증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그대로 방치하면 증상이 악화할 우려도 있다.
여름철 관절통을 예방하는 가장 대표적인 방법은 신체가 급격한 온도 차에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이다. 더위에 적응한 신체에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냉방기기 사용 시 실내외 온도 차를 가급적 5℃ 정도로 유지한다. 냉기가 신체에 직접 닿지 않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특히 평소 불편하게 느끼는 관절이 있다면 더 그렇다.
이는 관절 주변의 근육과 혈관 수축을 직접 유발해 통증을 일으키고 증상을 악화시킬 위험이 있다. 뿐만 아니라 냉기가 꾸준히 신체에 닿으면 추위를 피하는 구부정한 자세가 되기도 쉬운데, 목과 허리 관절의 건강을 저하하는 좋지 않은 습관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직접적 냉기는 피하고 얇은 가디건 등으로 체온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스트레칭과 가벼운 운동으로 근육을 부드럽게 이완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도 좋다. 근력을 키워 관절 통증을 약화시킬 수 있어 장기적으로 좋은 방법이다. 다만 지나치게 무리해서 움직이는 것은 지양하고, 본인이 가능한 선에 맞춰 운동해야 한다.
김재중 강남베드로병원 정형외과 과장은 “냉방병으로 인한 관절통은 환경이 바뀌면 자연스럽게 사라지는 경우가 대다수지만, 간혹 통증이 악화되거나 지나치게 오래 지속되는 경우도 있다”며 “신체가 대응할 수 있는 온도 변화의 범위는 약 5℃ 내외 수준으로, 아무리 더워도 가급적 6~8℃ 수준의 온도 차가 권장된다. 특히 퇴행성관절염 등을 앓고 있는 환자라면 지나치게 낮은 온도의 냉방 환경을 피하고자 더욱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