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즈싸이버거·맘스양념싸이순살 판매량 높아
10년 내 일본서 1000개 매장 개점 목표
9일 오전 11시 시부야역 A7a 출구로 나와 50m쯤 걷자 노란색의 낯익은 간판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일본 도쿄 최대 번화가 ‘시부야 스크램블 교차로’ 인근에서 영업 중인 한국 토종 버거 프랜차이즈 '맘스터치' 시부야점이다. 지하 1층~지상 2층, 총 3층 규모 대형 매장으로 418㎡(약 126평) 면적에 220석을 갖췄다.
점심시간이 되자 손님들로 금세 가득 차 빈자리를 찾기 어려울 정도였다. 친구나 연인과 함께 온 20~30대 젊은 층의 손님들이 주를 이뤘다. 매장 입구 앞엔 사전예약한 손님들이 직원의 안내에 따라 차례로 입장했다. 붐비는 시간대를 대비해 미리 예약 서비스를 이용한 것이다.
매장 내부는 전체적으로 맘스터치 브랜드 색상인 노란색을 콘셉트로 꾸며져 있었다. 특히 2층 공간은 시원한 통창 너머로 시부야 전망을 볼 수 있어 인기가 높았다. 한쪽 벽면에는 매장에 방문한 젊은 소비자들의 ‘인증샷’이 빼곡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기 장소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설치한 매장 내에 사진 촬영·출력할 수 있는 기계를 이용해 찍은 사진들이다.
맘스터치는 올해 4월 16일 도쿄 시부야에 직영점을 내고 일본 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일본 1호점이자, 첫 글로벌 직영점인 이곳은 지난해 11월 26일까지 39년간 일본 맥도날드 매장이 운영됐던 상징적인 자리로 오픈 당시 일본 내에서 큰 화제가 됐다.
애초 올해 4분기 중 개점을 목표로 준비했던 맘스터치는 이를 크게 앞당겼다. 지난해 10월 시부야에서 열었던 팝업 매장에 3주간 3만 3000여 명의 손님이 몰리는 등 성공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한 것이다.
맘스터치는 정식 매장 개점 두 달 만에 누적 고객 14만 명을 돌파하고, 매출 1억3200만 엔(한화 약 12억 2950만 원)을 기록하는 성과를 냈다. 일본 내 맥도날드, KFC 매장의 월평균 매출과 비교하면 3~5배 높은 수준이다.
맘스터치 시부야점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버거 메뉴는 ‘싸이버거’가 아닌 ‘치즈싸이버거’다. 다음으로 허니갈릭싸이버거, 싸이버거 순으로 판매량이 많다. 치킨 메뉴 중에선 ‘맘스양념싸이순살’이 판매량 1위를 차지했다.
매장 관계자는 “일본 소비자들은 단짠맛(달고 짠맛)을 선호해 치즈나, 단맛이 들어간 버거가 특히 인기”라며 “한국식 양념치킨도 좋은 반응을 얻으며 높은 판매량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인기 비결은 다양한 맛과 훌륭한 맛에 더해 합리적인 가격, 즉 ‘가성비’에 있었다. 최고 인기 메뉴인 치즈싸이버거의 경우 버거 단품은 570엔(약 5300원)이고 세트는 900엔(약 8300원)이다. 허니갈릭싸이버거는 단품 590엔(약 5500원), 세트 920엔(약 8500원)에 판매 중이다. 이는 도쿄 중심가의 일반적인 식당 점심 메뉴가 1200~1300엔에 25~30% 저렴한 수준이다.
맘스터치 관계자는 “일본에도 가성비라는 뜻의 ‘코스파(Cost+Performance)’ 소비 트렌드가 자리 잡고 있다”면서 “합리적인 가격에 푸짐한 식사로 현지 소비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맘스터치는 다양한 협업을 통한 마케팅이나 차별화 메뉴를 선보이면서 일본 시장 공략에 힘을 쏟고 있다.
이달 1일부터는 삼양식품과 손잡고 불닭 소스를 활용한 신메뉴 ‘불닭 소스 하모교’와 ‘불닭 소스 싸이버거’를 선보였다. 불닭 소스 하모교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길거리 음식 ‘김떡순(김말이·떡볶이·순대)’에 착안해 개발됐다. 김말이, 떡강정과 교자를 불닭 소스에 버무린 메뉴로 매콤한 맛이 특징이다. 한국 음식 특유의 매운맛을 경험하길 원하는 일본의 젊은 소비자를 겨냥해 출시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지난달 11일부터 이달 6일까지는 삼성전자와의 협업을 통해 공동 프로모션도 펼쳤다. 시부야 중심가에서 운영된 ‘갤럭시 익스피리언스 스페이스(Galaxy Experience Space)’ 팝업스토어 방문 고객을 대상으로 시부야 맘스터치에서 쓸 수 있는 무료 세트 업그레이드 쿠폰을 증정하는 등 마케팅 활동을 진행했다.
맘스터치는 시부야점을 시작으로 일본 시장 확대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맘스터치는 향후 마스터프랜차이즈(MF) 방식이나 합작법인 설립을 통해 시장에 안착, 10년 이내에 매장을 1000개 이상으로 늘리겠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