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법저법] 집주인이 임대보증금을 안 돌려주는데, 빨리 받을 방법 없나요?

입력 2024-08-10 08:00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조경애 법무법인(유한) 원 변호사

법조 기자들이 모여 우리 생활의 법률 상식을 친절하게 알려드립니다. 가사, 부동산, 소액 민사 등 분야에서 생활경제 중심으로 소소하지만 막상 맞닥트리면 당황할 수 있는 사건들, 이런 내용으로도 상담받을 수 있을까 싶은 다소 엉뚱한 주제도 기존 판례와 법리를 비교·분석하면서 재미있게 풀어드립니다.

▲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신태현 기자 holjjak@ (이투데이 DB)
▲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신태현 기자 holjjak@ (이투데이 DB)

서울 한 아파트에 거주 중인데, 전세계약 만기를 앞두고 집주인이 “보증금을 돌려주기 어렵다”고 통보해왔습니다. 당장 이사갈 집을 찾아봐야 하는 시점인데 어떻게 해야 할지 발만 동동 구르고 있습니다. 집주인은 일부러 안 주는 게 아니라고 하는데, 어떻게 받을 수 있을까요?

최근 전세 계약에서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임차인 수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습니다. 임대보증금을 빨리 돌려받는 방법과 주의할 점은 무엇인지 조경애 법무법인(유한) 원 변호사와 함께 자세한 내용을 짚어봤습니다.

Q. 집주인이 임대보증금을 안 돌려주는데, 빨리 받을 방법이 있을까요?

A. 흔히 전세라고 말하는 것에는 민법상 전세와 임대차 두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전세는 목적부동산의 등기부에 전세권 등기를 해 보증금을 받지 못하면 임의경매를 바로 할 수 있는 강력한 권리이지만, 임대차는 목적부동산에 바로 경매 등 강제집행을 할 순 없습니다. 강제집행을 하기 위해서는 판결서와 같은 집행권원이 필요합니다.

전세권 계약을 한 것이라면 저당권을 실행하는 것과 같이 바로 전세권을 실행해 목적부동산을 임의경매하고, 그 경매대금에서 보증금을 받아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전세권 등기를 해 두지 않은 임대차의 경우 보증금을 받기 위해서는 집행권원이라고 하는 법원의 확정판결 등이 필요합니다.

Q. 지급명령 신청은 무엇인가요?

A. 임대차에서 반환받을 보증금 액수에 대해 임대인이 다투지 않는다면 지급명령 신청이라 방법으로 집행권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지급명령 신청은 법원의 인터넷 사이트에서 비교적 쉽게 신청할 수 있고, 임대인이 지급명령 결정을 송달받고 2주 이내에 이의하지 않는다면 바로 확정돼 지급명령 결정으로 강제집행을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임대인이 지급명령 결정을 송달받고 이의를 제기하면 소송으로 넘어가 소송절차로 이전됩니다. 처음부터 소송을 제기했거나 이처럼 지급명령 결정에 이의를 제기하여 소송절차로 이전된 경우 민사소송 절차가 진행되는데, 소송절차는 기간이 수개월 이상 걸립니다.

▲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 (이투데이 DB)
▲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 (이투데이 DB)

Q. 주의할 점은 무엇인가요?

A. 임대인이 목적부동산의 훼손으로 인한 손해배상액 공제 등을 주장하며 보증금 액수를 다퉈 소송이 길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그 사이 임대인이 재산을 빼돌릴 우려가 있으므로, 목적부동산이나 임대인의 은행 계좌, 기타 채권 등을 가압류 해 둘 수 있습니다. 특히 임대인의 은행 계좌를 가압류 하는 경우 임대인이 경제활동에 지장이 생기므로 임대인으로부터 빠르게 보증금을 반환받을 수도 있습니다.

Q.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했는데 이사를 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주민등록을 이전하면 임대차보증금을 보장받지 못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주택임대차보호법은 임차인이 주택을 인도받고 주민등록을 마친 경우 대항력을 부해여 그 후에 저당권 등이 설정된 경우에도 임대차보증금을 우선변제 받을 수 있도록 규정함으로써 임차인을 보호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대항력은 주택을 더는 점유하지 않거나 주민등록을 이전한 경우에는 효력을 잃습니다. 이를 대비해 주택임대차보호법은 임차권등기명령이라는 제도를 둬 이사하고 주민등록을 이전하더라도 기존의 대항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임대차보증금을 반환받지 못했는데 이사를 해야 하는 경우 그 전에 그 임차주택의 소재지를 담당하는 지방법원·지방법원지원 또는 시·군 법원에 임차권등기명령을 신청해 둬야 합니다.

참고로 임대차보증금을 못 받은 상태에서 이사 등으로 더는 임차주택을 사용하지 않는 경우 그다음 날부터 임대차보증금에 대하여 연 5%의 지연손해금이 붙고, 지급명령신청을 하거나 소를 제기하면 임대인이 그 신청서나 소장을 송달받은 날 다음날부터 연 12%의 지연손해금이 붙어 이를 보증금과 함께 청구할 수 있습니다.

법률 자문해 주신 분…

▲ 조경애 법무법인(유한) 원 변호사

조경애 변호사는 제3회 변호사 시험에 합격한 뒤 서울중앙지방법원 재판연구원, 서울고등법원 재판연구원을 지냈고 2018년부터 변호사로 근무 중입니다. 인사‧노무, 건설‧부동산 및 형사, 공기업 및 기업의 컴플라이언스‧준법감시 등 송무 및 자문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20년 째 공회전' 허울 뿐인 아시아 금융허브의 꿈 [외국 금융사 脫코리아]
  • 단독 "한 번 뗄 때마다 수 백만원 수령 가능" 가짜 용종 보험사기 기승
  • 비트코인, 사상 첫 8만 달러 돌파…8만1000달러도 넘어서
  • '11월 11일 빼빼로데이', 빼빼로 과자 선물 유래는?
  • 환자복도 없던 우즈베크에 ‘한국식 병원’ 우뚝…“사람 살리는 병원” [르포]
  • 100일 넘긴 배달앱 수수료 합의, 오늘이 최대 분수령
  • '누누티비'ㆍ'티비위키'ㆍ'오케이툰' 운영자 검거 성공
  • 수능 D-3 문답지 배부 시작...전국 85개 시험지구로
  • 오늘의 상승종목

  • 11.08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11,630,000
    • +5.06%
    • 이더리움
    • 4,422,000
    • +1.49%
    • 비트코인 캐시
    • 607,500
    • +10.15%
    • 리플
    • 817
    • +5.56%
    • 솔라나
    • 292,000
    • +4.51%
    • 에이다
    • 821
    • +25.34%
    • 이오스
    • 797
    • +18.78%
    • 트론
    • 228
    • +1.33%
    • 스텔라루멘
    • 150
    • +5.63%
    • 비트코인에스브이
    • 83,500
    • +11.19%
    • 체인링크
    • 19,770
    • +3.83%
    • 샌드박스
    • 399
    • +5.84%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