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그룹 창업주 고(故) 임성기 회장의 장남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가 어머니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 임주현 부회장,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 등 가족과 개인 최대주주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을 포함한 5인으로 ‘대주주 경영공동체’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임종윤 이사 측은 7일 관계자를 통해 “한미사이언스의 경영권 소유 주주들 간 협약을 통해 회사의 경영권을 공유하는 경영 공동체를 결성하고자 한다”며 ‘경영공동체 선언문’을 공개했다.
선언문에 따르면 이들 대주주 경영공동체는 회사의 주주총회의 의결 사항 및 회사의 주요한 경영 사안인 △회사 자본구조의 변경 △회사 및 계열회사의 합병·인수·매각 △회사 및 계열회사의 고위 경영진의 임명·해임 △그 외 모든 경영권 변경에 대한 사항과 회사의 중대한 업무 집행 사항 등에 대해 의사결정 과정에서 서로 의견이 다를지라도 항상 통일된 의결권 행사를 해야 한다.
공동체 내부 의사결정은 주주총회와 동일한 지분율 비례 투표 방식을 제안했다. 또 보유하고 있는 회사 주식을 매도하고자 하는 주주는 경영공동체 주주들에게 우선으로 매수할 기회를 제공하는 ‘우선매수권’을 제안했다. 임종윤 이사는 해당 제안을 지난주 다른 대주주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달 29일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 신동국 회장은 3인 연합을 결성하고 이후 그룹 지주사 한미사이언스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요구했다. 이사회 구성원을 현재 10명에서 12명으로 확대하고 신규 이사 3인을 선임하기 위함해서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올해 초부터 불거진 한미약품그룹 가족 내 경영권 분쟁이 재점화된 것이란 평가가 나왔다.
이미 3인 연합이 의결권 공동행사를 약정한 만큼 이와 다른 의결권 공동행사 약정을 체결하려면 3인 연합의 의사가 같아야 한다. 또 임주현 부회장이 올해 3월 임종윤 이사를 상대로 빌려준 돈 266억 원을 반환하라며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지난달 말 법원에서 가압류 신청이 받아들여지면서 가족 간 갈등이 여전한 상황이다. 이러한 이유로 임종윤 이사의 이번 제안을 다른 대주주가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최근 공시에 따르면 임종윤·종훈 형제 측 한미사이언스 지분은 특수관계자를 포함해 29.07%, 3인 연합 측 지분은 48.19%다. 다음 달 3일 지분 이전 거래가 완료되면 대주주 개인 지분은 신동국 회장 14.97%, 송영숙 회장 7.08%, 임주현 부회장 6.73%, 임종훈 대표 10.80%, 임종윤 이사 10.14%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