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가격이 악재가 겹치며 5만7000달러 선으로 폭락했다.
5일 오전 10시 30분 가상자산(암호화폐) 통계사이트 코인게코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전일 대비 3.7% 밀린 5만7986.06달러(주요 거래소 평균가)에 거래됐다. 이더리움은 전일 대비 6.4% 떨어진 3119.98달러로 나타났고 바이낸스 코인은 8.2% 하락한 522.17달러로 나타났다.
이 밖에 솔라나는 -8.0%, 리플 -9.0%, 에이다 -14.7%, 톤코인 -10.8%, 도지코인 -13.4%, 시바이누 -12.8%, 아발란체 -9.3%, 폴카닷 -10.4%, 트론 -2.1%, 유니스왑 -11.8%, 폴리곤 -9.6%, 라이트코인 -13.4%, 앱토스 -12.0%, 코스모스 -9.5%, OKB -11.7%로 집계됐다.
미 증시는 독립기념일을 맞아 휴장인 가운데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연준) 의원들이 지난달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 인하를 위해서는 더 많은 인플레이션 둔화 증거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상자산 시장은 FOMC 회의록 공개와 함께 미국 대선 상황·마운트곡스 물량 매도 등 매크로 이슈가 맞물리면서 급락했다.
이에 가상자산 업계에서는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후퇴하면서 비트코인 가격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통상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줄면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가상자산 시장도 위축되는 경향을 보인다.
4일 FOMC 회의록에서 당국자들은 "인플레이션은 아직 높지만 몇 달 동안 완만한 둔화 추세에 접어들었다"면서도 "인플레이션율이 2% 목표를 향해 지속해서 둔화되고 있다는 확신을 강화하는 추가 정보가 나오기 전까지는 금리 인하가 적절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재선 출마 포기 가능성도 비트코인이 약세를 이어가는 이유 중 하나로 나타났다. 블룸버그 통신은 "더욱 강력한 민주당 경쟁자가 등장해 가상자산 산업을 지지하는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의 상황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헤지펀드 디지털애셋캐피털매니지먼트의 리처드 갤빈 공동설립자는 "더욱 강력한 민주당 후보가 가상자산 지지자가 아닌 바이든을 대체할 가능성이 비트코인 가격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 블룸버그 통신은 또 비트코인의 하락 이유로 미국과 독일 정부가 압류하고 있던 비트코인의 처분 가능성과 2014년 파산한 일본 가상화폐 거래소 마운트 곡스의 비트코인 상환도 들었다.
독일과 일본 정부가 범죄 혐의 등으로 압류했던 가상화폐를 시장에 처분할 수 있고, 마운트 곡스 채권자들이 14만 개에 달하는 비트코인을 상환받은 뒤 이를 시장에 팔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실제 블록체인 분석업체 아캄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이날 독일 정부와 관련된 지갑에서 거래소로 약 7500만 달러 상당의 코인이 송금됐다.
매크로 악재가 더해지는 가운데 이더리움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도 승인 일자가 밀리며 내림세를 가속했다. 더블록에 따르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이더리움 현물 ETF 신청 기관들의 S-1(증권신고서) 양식을 신청기관에 반환했다. 이에 따라 발행 기관들은 해당 의견에 대해 보완을 진행한 뒤 8일(현지시간)까지 다시 제출해야 한다. 앞서 가상자산 업계에서는 4일 이더리움 현물 ETF 출시를 점쳤으나 프로세스가 연기되면서 미뤄지게 됐다.
한편 투자 심리 지표는 ‘공포’ 상태로 나타났다. 가상자산 데이터 제공 업체 얼터너티브의 자체 추산 ‘공포·탐욕 지수’는 전날보다 15포인트 내린 29로 ‘공포’ 상태를 보이며 2023년 1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해당 지수는 0에 가까울수록 시장의 극단적 공포를 나타내며, 100에 가까울수록 극단적 낙관을 의미한다. 공포 탐욕 지수는 변동성(25%), 거래량(25%), SNS 언급 양(15%), 설문조사(15%), 비트코인 시총 비중(10%), 구글 검색량(10%) 등을 기준으로 산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