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ㆍ소상공인은 최저임금 수준도 감당하기 힘들만큼 어려운 여건입니다. 직원이 100만 원 벌 때 소상공인은 72만 원을 법니다.”(이오선 부산청정표면처리사업협동조합 이사장)
“중소기업 80.3%가 올해 최저임금 수준도 부담을 느낄 정도입니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이 수용 가능한 합리적인 수준에서 최저임금이 결정돼야 합니다.”(이재광 중기중앙회 노동인력위원장)
중소기업계가 내년도 최저임금 동결과 업종별 구분 적용을 강력히 촉구하고 나섰다.
27일 중소기업계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중기중앙회에서 ‘지불능력 고려한 최저임금 결정 촉구 대국민 호소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은 이날 오후 열리는 최저임금위원회 제6차 전원회의를 앞두고 최저임금 지급 당사자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현장 목소리를 전하기 위해 개최했다.
중소기업계는 “중소기업 소상공인들은 오르는 금리와 물가에 내수 부진마저 계속되며 코로나19 때보다 더 힘든 날을 보내고 있다”며 “지금 체감 경기는 최악이며 역대급 경영난을 겪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어 “매출이 감소하고, 대출 연체율도 치솟아 절반이 넘는 중소기업이 영업이익으로 이자조차 갚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올해 초부터 한계상황에 내몰린 기업들의 파산과 폐업이 속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소기업계는 “올해 1분기 소상공인 매출과 영업이익은 7.7%, 23.2% 각각 줄어 직원이 100만 원 벌 때 소상공인은 72만 원을 번다”며 “더 심각한 건 최저임금을 못 받는 근로자 비율이 업종별로 최대 41.2%포인트 차이를 보이는 점으로 지급 능력이 취약한 일부 업종은 최저임금의 구분 적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최저임금 지급주체인 중소기업・소상공인은 지금 파산과 폐업을 고민해야할 만큼 경영사정이 좋지 않다”며 “이 시기를 극복하고 일자리를 유지・확대해나갈 수 있도록 내년도 최저임금을 현재 수준으로 유지해달라”고 말했다.
기자회견에는 중소기업ㆍ소상공인들도 참석해 최저임금으로 인한 현장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정우 서울경인가구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중국 알리, 테무 등 이커머스 플랫폼으로 제품들이 무관세로 들어오면서 제조업이 살아남기 힘들어졌다”며 “일부 큰 회사 외에는 다 빚으로 경영하고 있으며, 대출을 받아서 임금을 주는 곳들도 많다”고 토로했다.
심상백 전국편의점가맹점협회 공동대표는 “편의점은 인건비가 오른다고 판매가격을 올릴 수도 없다. 적자를 안 보려면 결국 사장이 더 많이 일하는 수밖에 없어 자투리 시간에 일하려는 주부, 어르신들도 안 뽑는다”라며 “소상공인 업종도 좀 살 수 있게 지불능력을 고려해서 최저임금을 정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성문 한국교육IT서비스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인건비가 단가에만 잘 반영된다면 최저임금을 구분 적용해서 조금이라도 기술이 필요한 일자리의 최저임금이 더 높아졌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든다”며 “업종마다 각자 채산성이 정해져 있는데 이걸 무시하고 최저임금이 다 같이 높으니 쉬운 일자리로만 가려고 해서 조금이라도 숙련이 필요한 자리는 사람을 구하기가 정말 힘들다”고 했다.
김기홍 한국인터넷PC카페협동조합 이사장은 “아시다시피 최저임금에 주휴수당을 감당하기 어려운 업종들은 쪼개기 아르바이트생을 구한다”며 “직원도 사장도 원하지 않는 상황이지만 그럴 수밖에 없는 현실이 너무 안타깝다. 블랙 코미디 같기도 하고 갈수록 이런 상황이 많아지는 데 너무 힘이 빠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