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 아버지' 내치고 네이버 손절 선언…라인야후 "연내 시스템 분리"

입력 2024-06-18 15:55 수정 2024-06-19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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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야후가 노골적으로 ‘네이버 지우기’에 돌입했다. 이사회 유일한 한국인이자 네이버를 대표해온 ‘라인의 아버지’ 신중호 최고제품책임자(CPO)를 제외한 데 이어, 네이버와 시스템 분리 및 위탁 관계를 종료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이데자와 다케시 라인야후 최고경영자(CEO)는 18일 도쿄에서 열린 주주총회에서 “라인야후는 네이버 클라우드와 직원용 시스템과 인증 기반 분리를 회계연도 2024년(2024년 4월~2025년 3월) 중 완료하도록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당사 자회사는 2026년 중으로 네이버와 시스템 분리를 완료할 예정이었으나 한층 앞당기도록 계획을 세울 것”이라며 “서비스 사업 영역에서도 거의 모든 일본 내수용 서비스 사업 영역에서 네이버와 위탁 관계를 종료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라인야후는 14일 간편결제 서비스 ‘라인페이’를 내년 4월 30일까지 종료하고 소프트뱅크의 간펼결제 서비스 ‘페이페이’로 통합한다고 공지했다. 네이버의 영향력을 줄이기 위해 라인페이 서비스 종료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라인야후는 탈네이버를 가속화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데자와 CEO는 네이버와 자본 관계 재검토 문제에 대해서 “당사는 자본관계 변경에 관해 결정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지만 모회사 등에 검토를 요청하고 있다”며 “현시점에서 정해진 사실은 없지만 자본관계 재검토를 포함해 공표해야 할 사실이 발생하면 신속히 공표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데자와 다케시 라인야후 최고경영자(CEO)가 18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주주총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라인야후 홈페이지 갈무리)
▲이데자와 다케시 라인야후 최고경영자(CEO)가 18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주주총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라인야후 홈페이지 갈무리)

라인야후는 이날 주총에서 기존 ‘사내이사 4인, 사외이사 3인’이던 이사진 구성을 ‘사내이사 2인, 사외이사 4인’으로 개편해 사외이사 우위 체계로 재편했다. 라인야후 내 유일한 네이버 측 인사였던 신 CPO가 사내이사직에서 물러나고 CPO직만 유지한다. 사내이사를 맡던 오케타니 타쿠 최고전략책임자(CSO)도 신 CPO와 함께 이사직을 내려놓고 CSO직만 유지하기로 했다. 사내이사 2인에는 카와베 켄타로 라인야후 대표이사 회장, 데자와 다케시 라인야후 CEO가 재임한다.

사외이사에는 노무라종합연구소 이사 출신인 우스미 요시오, 하스미 마이코 변호사, 쿠니히로 타다시 변호사가 재임하며 다카하시 유코 전 덴츠 이사를 신규 선임한다. 라인야후가 이사진을 전원 일본인으로 꾸리면서 이사회에 소프트뱅크의 지배력이 강화됐다. 이 때문에 7월 1일 이후 벌어질 지분 매각 협상에서 소프트뱅크가 주도권을 쥐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일본 총무성은 지난해 발생한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빌미로 네이버에 라인야후 지주사인 A홀딩스 지분 매각을 압박하고 있다. 네이버와 소프트뱅크는 라인야후 지분 64.5%를 보유한 대주주 A홀딩스 지분을 각각 50%씩 가지고 있다. 네이버가 A홀딩스 지분을 매각하면 경영권이 소프트뱅크에 넘어간다. 일각에서는 네이버가 라인야후와 연결고리는 유지하며 일부 지분을 매각해 2대주주로 내려올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으나 라인야후가 네이버와의 단절을 선언하며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와 별개로 라인야후는 이달 28일까지 일본 개인정보보호위원회(PPC)에 네이버 위탁 업무 정리 계획 등을 보고하고 내달 1일까지 자본관계 재검토 방안을 포함한 2차 행정지도에 대한 보고서를 총무성에 제출해야 한다. 여기에는 네이버가 수행하고 있는 연간 1000억 원 규모의 인프라 서비스를 대체할 구체적 시점과 방안이 담길 것으로 보고 있다

네이버와 소프트뱅크가 지분 협상을 벌이는 가운데 소프트뱅크도 오는 20일 주주총회를 앞두고 있다. 이 자리에서 지분 매각 협상에 대한 소식이 나올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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