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권익위원회가 이번 달부터 9월까지 4개월 간 243개 전체 지방의회를 대상으로 지방의원 국외 출장 실태 점검에 돌입한다. 시의회에서 공무와 관계없는 베르사유 궁전 관람 등을 출장 일정에 포함하는 등 출장 운영 전반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10일 권익위는 “지방의회의 국외 출장에 과도한 관광 일정이 포함돼 외유성‧관광성 출장 논란이 매년 발생했다”며 부적절한 예산 집행 관행 등을 근절하기 위해 이같은 전수조사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9월 권익위는 ‘지방의회가 국외 출장을 취소하면서 출장 여비의 47%에 해당하는 취소 수수료를 여행사에 과다하게 지급하여 예산을 낭비했다’는 취지의 부패신고를 접수받은 올해 뒤 3~4월 7개 지방의회를 선별해 국외 출장 운영 실태 현지 점검에 나섰다.
그 결과 취소 수수료 과다 지급뿐 아니라 지방의회의 국외 출장 운영 전반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 시의회는 공무와 관련 없는 베르사유 궁전 입장권을 예매했다가 국외 출장이 취소됐음에도 입장권 취소 수수료를 예산으로 지급했다.
또 다른 시의회는 지방계약법상 수의계약 가능 금액인 2000만 원을 초과한 4000여만 원의 예산을 여행사와 수의계약으로 체결한 뒤, 2800만 원을 취소 수수료로 여행사에 지급했다.
7박 9일 출장 일정 중 4일이나 공무와 관련 없는 외유성 관광 일정으로 편성하거나 지방의원이 직접 작성해야 하는 결과 보고서를 여행사에 작성하라 떠넘긴 뒤 비용 484만 원을 예산으로 지급한 사례도 있었다.
권익위는 9월까지 지방의원 국외 출장 관련 서면조사와 현지점검을 병행하고 △외유성 국외 출장 △국외 출장계획서‧결과보고서 허위 작성 △회계‧계약 법령 위반 △취소 수수료 과다 지급 등을 집중적으로 점검할 예정이다.
실태점검 결과 드러난 위법행위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조치하고, 국외 출장으로 인한 혈세 낭비가 반복되지 않도록 제도개선 등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한다.
유철환 권익위원장은 “지방의원의 국외 출장 전반에 대한 종합적인 실태점검은 외유성 출장 등 부적절한 국외 출장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사회적 요구에 따라 진행되는 것”이라며 “이번 점검을 통해 매년 반복되는 외유성 국외 출장 등 부적절한 예산 집행 관행이 근원적으로 해결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