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유병률을 낮춰 중증·만성질환으로 인한 사회적 부담을 경감할 수 있다는 조언이 나왔다.
이투데이는 29일 서울 여의도 KF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K-제약바이오포럼’을 개최하고 대표적인 만성질환인 비만과 당뇨의 국내 발병 상황과 치료제 개발 현황을 공유했다.
행사에서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비만은 질병-고혈압에서 암까지 만병의 근원’을 주제로 기조 강연을 진행하면서 “비만을 예방하는 활동은 장기적으로 암이나 심장질환 등 중증 질환까지 예방하는 효과를 가져온다”라고 말했다. 강 교수는 성균관대 의대 임상영양연구소와 미래헬스케어연구소 소장으로 비만 환자들을 진료해 왔으며, 대한가정의학회 이사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최근 10년간 국내 성인의 비만 유병률은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인다. 특히, 남성에서 2012년 37.3%였던 비만 유병률은 2021년 49.2%까지 높아졌다.
비만은 체중과 신장을 활용해 산출하는 체질량지수(BMI)를 기준으로 진단된다. 하지만 강 교수는 “중요한 것은 체중이 아니라 내장지방”이라고 강조했다. 비만 환자도 복부비만이 없으면 다른 합병증 및 만성질환의 위험이 낮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어서다. 복부비만은 복부에 과도한 지방이 축적된 상태로, 한국인 허리둘레 기준 남성 90cm(35.4인치), 여성 85cm(33.5인치) 이상인 경우에 해당한다.
강 교수는 “내장지방이 증가하면, 인슐린 저항성이 발생해 제2형 당뇨병이 생기고 고혈압과 심혈관질환의 위험이 증가한다”라며 “도미노처럼 동맥경화와 심장, 신장, 신경, 뇌혈관 질환으로 번지게 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비만한 사람은 정상 체중인 사람과 비교해 각종 만성질환에 걸릴 위험이 커진다. 국내 연구에 따르면 2형 당뇨병 발생률은 2.6, 고형암 발생률은 1.5배, 뇌졸중은 1.8배, 심근경색은 1.3배 등으로 조사됐다. 강 교수는 “비만 환자의 연령이 젊을수록, 다양한 질환이 발생할 위험이 더욱 큰 것으로 나타난다”라며 “젊을 때부터 비만해지지 않도록 건강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부연했다.
호흡기와 근골격계 건강도 비만으로 타격을 받는다. 체중이 과도하게 무거워지면서, 이를 견디지 못한 호흡기와 관절이 정상적으로 기능하지 못하게 되기 때문이다.
강 교수는 “병적 비만 환자의 상당수가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을 가지고 있다”라며 “비만은 천식 발생 위험을 2배로 높이고, 폐성 고혈압의 위험요인도 동반한다”라며 “고관절, 슬관절, 족관절, 발, 어깨의 근골격계 질환의 대표적인 위험 요인으로 비만이 꼽힌다”라고 설명했다.
전 국민이 체중과 근육량을 유지하고, 비만한 사람들은 정상 체중의 범위 내로 들어오도록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 강 교수의 의견이다. 그는 “비만이 당장 생명을 위협하지 않는다고 방치한다면, 각종 중증 만성 질환으로 이어져 결국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 상황을 초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