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 한양대 국제학부 교수 주제발표
“과거에는 기업들이 독자적으로 연구개발(R&D)을 했습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외부와 협력해 혁신을 이루는 기업들이 많아졌습니다. 이러한 개방형 혁신은 새로운 문제들을 해결하며 기업들의 지속 성장을 가능하게 합니다.”
노태우 한양대 국제학부 교수는 23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2024 지속성장전략 포럼’에서 주제 발표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X)과 개방형 혁신을 통한 지속성장’을 주제로 발표한 노 교수는 “공룡이라고 하는 가장 지구상에서 거대했던 동물은 아쉽게도 생명을 유지하지 못했다”며 “그러나 카멜레온은 변화에 따라서 생명을 잘 유지하고 변화에 따라 시시각각 몸체를 바꾸거나 형태를 바꾸며 살아남았다”고 설명했다.
노 교수는 “대내적으로 보면 우리나라의 성장률은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 관점에서 봤을 때 그렇게 높지 않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노동 가능한 인구도 감소하고 있다”며 “대외적으로는 4차 산업혁명과 미·중 무역 전쟁 등의 불확실성이 기업을 압박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업들이 생존하기 위한 전략의 핵심은 바로 환경 변화에 적응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의 모멘텀을 만들어내는 것”이라며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과 개방형 혁신이 그 해답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디지털 전환에 따른 다양한 변화에 디지털을 기반으로 기업의 전략과 조직, 문화, 시스템 등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경영전략을 의미한다.
노 교수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로 싱가포르의 DBS 은행을 꼽았다. DBS는 2009년만 해도 싱가포르 내에서 고객 만족도 부문에서 최악의 점수를 받은 은행이었다. 낙후된 디지털 시스템으로 인해 고객들은 계좌 이체에서도 불편함을 겪었다.
노 교수는 “DBS는 디지털 변화를 만들기 위해서 엄청난 투자를 했다”며 “이를 통해 2023년 기준 고객들이 은행 업무에 낭비하는 2억5000만 시간을 절약할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기존에 비해 2배의 수익을 내고 비용은 30% 줄이는 등의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고 했다.
노 교수는 개방형 혁신이 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가능케 할 수 있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개방형 혁신이란 새로운 기술들이 나왔을 때 주저하지 말고 나와 관련된 모든 사람, 모든 기업, 모든 기관으로부터 지식을 흡수해 새로운 지식을 창출하자는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기업들은 독자적인 기술 개발에만 의존하지 않고 다양한 방식으로 협력해 기술을 발전시키고 있다”며 “다양한 연구 결과들은 오픈 이노베이션과 협력이 실제로 큰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 교수는 오픈 이노베이션의 성공적인 사례로 대만의 반도체 파운드리 업체 TSMC를 제시했다. 그는 “대만의 TSMC는 고객 맞춤형 칩 디자인 수요가 급증하자 이를 어떻게 해결할까 고민하다가 TSMC를 중심으로 한 생태계를 구축하자는 아이디어를 냈다”고 설명했다.
이어 “TSMC는 자사의 1만6000개 지식재산권(IP)을 모두 공개했고 정보기술(IT) 기업과 전자 설계 자동화(EDA) 기업 등과 자연스럽게 생태계를 구축했다”며 “이러한 결정 끝에 TSMC는 2022년 기준 연평균 성장률 30%를 기록하며 지금도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단순히 기업이 혼자 기술을 만들어서 제품을 만들어내는 시대는 끝에 가까워지고 있다”며 “기업들은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새로운 문제를 해결하면서도 새로운 지속 성장의 가능성을 모색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노 교수는 “대한민국의 지속 성장의 미래는 새로운 위험을 감수하고, 어떠한 위험이 발생하더라도 정상으로 돌아갈 수 있는 회복력을 유지하고, 외부와의 협력을 통해 지속 가능한 전략을 추구하는 것에 달려있다”며 “이러한 접근 방식을 통해 대한민국이 더 밝은 미래를 향해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