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밥 프랜차이즈도 가격 인상 행렬
5월 ‘가정의 달’에도 외식 경기 위축 우려
8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서 10년째 김밥 가게를 운영 중인 이숙자(가명·60) 씨는 천정부지로 치솟은 김값에 따른 가격인상 계획을 묻자, 이같이 말하며 손사래를 쳤다.
이 가게의 일반김밥은 4000원, 소고기김밥은 5000원이다. 이 씨는 “과거보다 김은 약 20% 더 비싸게 들여오고 있고, 다른 식재료 가격도 많이 올라 운영이 빠듯하다”면서 “가격이 서서히 올라야 우리도 대비를 하는데, 갑자기 확 오르니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이날 신사동 일대 김밥가게 몇 군데를 돌아보니, 통상 일반김밥 가격은 4000~5000원 수준이었다. 속 재료에 따라 6000원에 달하는 김밥도 많았다.
서울보다 임대료가 낮은 경기도 광명 김밥집 사장 김혜숙(59) 씨도 최근 김값을 비롯한 원재료 상승에 고민이 많다. 김 씨 가게에서 기본 김밥은 3500원, 참치김밥은 4500원, 치즈김밥은 4000원이다. 그는 “3년째 장사 중인데 단골손님이 끊길까 봐 섣불리 가격 인상을 하지 못하고 있다”며 “동네 장사다 보니 단골을 만들려 속재료를 듬뿍 넣는 편인데, 갈수록 남는 게 없어 양 조절을 해야 할 지경”이라고 했다.
이들의 말처럼 최근 김 원초 가격 상승으로 김값도 치솟고 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수산업관측센터에 따르면 4월 김밥용 김(중품) 평균 도매가격은 100장당 1만 89원으로, 전년 같은 달(5603원)보다 80.1% 급등했다. 김밥 수출 수요가 늘면서 국내 김 공급이 줄었고, 일본·중국의 원초 작황 부진까지 겹친 결과다. 수산업관측센터는 김 도매가격이 12월까지 1만 원 선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 가격이 오르자, 김밥 프랜차이즈도 가격인상 행렬이다. 바르다김선생은 지난달 제품 가격을 100~500원가량 인상했고, 마녀김밥도 3월 300~400원 인상했다. 이날 한 김밥 프랜차이즈에서 만난 회사원 서아연(32) 씨는 “김밥은 가성비 점심 메뉴였는데, 이제는 그렇지도 않다”며 “그렇다고 김밥 대신 제대로 된 식사 한 끼에 후식 커피까지 마시면 점심값만 2만 원에 달해 도시락을 쌀까 싶다”고 말했다.
11살·9살 자녀를 둔 김세빈(37) 씨는 “아이들이 김을 좋아하는데, 가격이 더 오를까 싶어 최근 마트에 가 잔뜩 사 왔다”며 “외식비가 많이 올라 집밥을 먹이려 하는데, 식재료 단가가 계속 비싸져 집밥도 금값”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