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바이오기업이 개발한 간암 신약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가 임박했다. 개발사 HLB는 FDA 허가를 자신하고, 현지 출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리보세라닙+캄렐리주맙 병용요법의 간암 1차치료제 허가 여부가 5월 16일까지 판가름난다. 승인되면 국내 기업의 항암 신약이 미국 FDA 문턱을 넘은 첫 번째 사례가 된다.
HLB는 간암 신약의 허가를 확신하고 있다. 압도적인 임상 데이터가 그 근거다. 리보세라닙+캄렐리주맙 병용요법은 환자생존기간(mOS) 22.1개월을 달성, 간암 치료제 가운데 처음으로 20개월을 돌파했다.
회사는 5월 31일부터 6월 4일까지 미국 시카고에서 열리는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서 글로벌 임상 3상 참여 환자의 최종 생존기간을 추적·분석한 결과를 발표한다. 이 자리에서는 기존 데이터를 능가하는 결과가 나올 것으로 관측된다.
임상정보사이트 클리니컬트라이얼즈에 따르면 리보세라닙+캄렐리주맙 병용요법의 mOS는 23.8개월로 잠정 집계됐다. 아직 품질 관리(QC) 검토를 완료하지 않은 단계이며, ASCO 발표에서 공식화될 전망이다. 23.8개월은 22.1개월보다 1.7개월 증가한 데이터로, 생존기간이 2년에 가까운 결과다. 연구 초록 전문은 다음 달 23일 공개된다.
HLB는 이미 미국 출시 시점을 9월 3일로 못 박았다. 이르면 8월 중순께 출시 가능성도 나온다.
회사 관계자는 “FDA 허가 후 본격적인 대규모 마케팅을 시행할 예정”이라며 “미국 자회사 엘레바와 긴밀하게 협력해 초기 처방률을 올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본격적인 매출은 올해 4분기부터 인식될 것으로 보인다. 리보세라닙은 경구용 합성신약으로, 원가율이 매출의 1%에 불과하다. HLB는 수익성을 더욱 극대화하기 위해 직접판매(직판)를 선택했다. HLB는 2027년까지 시장점유율 50%를 차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해당 시점 영업이익은 2조 원에 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항암 신약의 경우 확장성 측면에서 높은 가치를 기대할 수 있다. 리보세라닙은 최근 중국에서 난소암 치료제로 허가를 받았다. 이번에는 캄렐리주맙이 아닌 플루조파립과의 병용 요법이다. HLB가 간암 수술 전 보조요법을 리보세라닙+캄렐리주맙의 후속 적응증으로 추진하는 가운데, 다른 약물과의 FDA 병용 임상 가능성도 열린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항암제 시장에서 병용요법의 수요는 매우 크다”라면서 “FDA 허가를 받으면 약물의 가치를 인정받으면서 후속 병용 임상이 이어지게 된다”라고 설명했다.
HLB는 지난해 5월 리보세라닙+캄렐리주맙 병용요법의 FDA 신약허가(NDA)를 신청했다. FDA와 세 번에 걸친 공식 미팅을 완료했으며, 생산시설 실사도 마쳤다. 또 신약 허가 후 실제 의료현장에서 진행할 후속 임상에 대한 환자 구성 논의 등도 진행한 상태다.